항공산업은 공항이나 항공사만으로 설명될 수 없습니다. 항공기가 존재해야만 하늘길 운송이 가능한 만큼, 항공기 제작부터 조달, 운용에 이르기까지의 전방산업군 역시 항공산업의 핵심 축입니다. 특히 항공기 제작, 임대, 개조는 항공사의 기단 전략, 비용 구조, 탄소배출 대응, 화물사업 확장 등 여러 측면에서 항공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결정짓는 근간이 됩니다.
항공기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항공기 제작사는 항공산업의 공급 사슬 가장 앞단에 존재하는 주체입니다. 이 산업은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고, 제작 기간도 수년에 달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극도로 높은 분야로 분류됩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항공기 제작 산업은 **Airbus(에어버스)**와 **Boeing(보잉)**이라는 양대 거인이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이외 Embraer, COMAC, Mitsubishi Aircraft 등은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Airbus는 유럽연합의 공동기술 기반 위에 세워진 통합 제작사로, A320neo 시리즈와 A350 시리즈를 앞세워 항공사들의 선호도가 높습니다. 특히 단거리~중거리 항공 시장에서는 A320 시리즈의 효율성과 연료 절감 기술이 인정받아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반면 Boeing은 미국의 대표 항공기 제작사로서 B737, B777, B787 시리즈를 통해 중장거리 및 대형기 중심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B737 MAX의 기술 결함 이슈 이후 신뢰도 회복과 품질 개선이 진행 중이며, 여전히 전 세계 다수의 항공사들이 Boeing 기단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항공기 제작은 단순한 조립이 아닌 수천 개의 글로벌 협력사와 함께 수행되는 글로벌 밸류체인 산업입니다. 항공기 한 대에는 600만 개 이상의 부품이 사용되며, 이는 고도의 항공전자, 복합소재, 추진력 설계, 항법장치 등 다학제적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입니다. 대부분의 개발 프로젝트는 10년 이상이 걸리며, 수십조 원에 달하는 투자가 수반됩니다. 또한 항공기 제작은 국가 차원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의 전략 산업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항공기 가격은 1대당 수백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항공사는 항공기를 직접 구매하기보다 리스(Leasing) 형태로 조달합니다. 항공기 리스는 재무적 부담을 분산시키고, 운용 효율을 높이며, 기단 구성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특히 LCC와 신생 항공사에서 필수적인 전략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항공기 리스는 크게 **운영리스(Operating Lease)**와 **금융리스(Financial Lease)**로 나뉘며, 리스 기간, 소유권 귀속, 회계처리 방식 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운영리스는 단기 운용 후 반납이 가능한 구조로 항공사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 금융리스는 장기 운용 후 소유권 이전이 가능한 구조로 장기 전략 기단 구성에 적합합니다.
현재 글로벌 항공기 리스 시장은 AerCap, SMBC Aviation Capital, Avolon, BOC Aviation, Air Lease Corporation 등이 선도하고 있으며, 이 중 아일랜드와 싱가포르를 본거지로 한 리스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제 혜택, 국제금융 허브, 리스 전문 인프라 등이 아일랜드, 싱가포르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 **2023년 기준 전 세계 리스 기단 비중은 약 53%**로, 과반수 이상의 항공기가 리스를 통해 운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LCC는 70~90%에 달하는 항공기를 리스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초기 비용을 최소화하고 기체 교체주기를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도 상당수의 항공기를 글로벌 리스사로부터 임대하여 운용 중이며, 일부 항공사는 자체 리스 자회사 설립을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항공화물 수요 증가와 기체 수명 주기 변화에 따라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P2F)**하는 사업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객 수요가 급감하고, 반대로 글로벌 전자상거래, 긴급물류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존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였습니다.
P2F 개조는 단순히 좌석을 제거하는 수준이 아닌, 화물도어 설치, 내부 스트럭처 보강, 하중 재설계, 바닥 구조 변경 등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이 요구됩니다. 이는 항공기 제작사의 기술 인증과 승인이 필요하며, Boeing이나 Airbus의 개조 설계도면(License)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고부가가치 MRO(정비·보수·개조) 사업입니다.
글로벌 개조 시장에서는 IAI(이스라엘), ST Engineering(싱가포르), Precision Conversions(미국) 등이 선도기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개조 대상 기체는 B737, B767, B777, A321 등입니다. 화물기로 개조된 기체는 연평균 20~30대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신조 화물기보다 빠르게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도 항공기 개조사업에 본격 진입하며 동북아 MRO 허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표 사례로 이스라엘 IAI와 **샤프에비에이션케이(Sharp Aviation K)**가 인천국제공항 MRO단지에 B777 여객기 → 화물기 개조공장을 건설하고 운영 중입니다. 이 사업은 보잉의 기술 인증을 받은 IAI가 설계와 기술을 담당하고, 샤프가 국내 운영과 인력 관리를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이 개조센터는 동북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화물항공 전진기지로 기능하며, 향후 중대형 여객기에서 수명 도래 시 개조를 통해 수익 모델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개조사업은 단순 수리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항공기 생애주기 연장, 정비 노하우 축적, 기술 내재화, 일자리 창출 등 여러 측면에서 국가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분야 주요 기업 / 특징 시장 점유율 또는 동향
항공기 제작사 Airbus(A320neo, A350), Boeing(B777, B787) Airbus 58.7%, Boeing 39.4%, 기타 1.9%
항공기 임대업 AerCap, SMBC, Avolon, BOC, ALC 등 전 세계 항공기의 53% 이상이 리스로 운용
항공기 개조사업 P2F(여객기→화물기), IAI/Sharp Aviation, 인천공항 개조센터 운영 중 MRO 고부가사업, 동북아 허브로 확대 계획
항공기 제작, 임대, 개조는 단순히 항공사의 자산운용 문제를 넘어, 항공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분야입니다. 항공사의 운영 전략, 시장 수요 변화, 탄소배출 대응, 자산 효율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들 산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항공사는 리스 비율 확대, 노후 기체 개조, 신기종 도입 등 복합 전략을 활용하며, 공항과 MRO 인프라는 이에 대응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