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장. 공항이라는 거대한 ‘작은 도시’

2-4.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 조직과 직무 스펙트럼

by JM Lee

2-4.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 조직과 직무 스펙트럼  


1) 공항운영자(IIAC, KAC), 항공사, 지상조업사, 보안·조업·상업시설


공항에 들어서면 수많은 유니폼과 명찰을 단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입니다. 누군가는 비행기 주변을 정비하고, 누군가는 여객을 체크인하며, 또 누군가는 터미널을 순찰하거나 무전기를 들고 차량을 유도합니다. 이렇게 공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떤 조직에 소속되어 있을까요?

이 절에서는 공항운영의 실질적 주체들을 소개하며, 이들이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떻게 협업하는지 살펴봅니다. 공항은 하나의 조직이 아닌, 수십 개 기관과 기업이 협력하는 복합 생태계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공항운영자: IIAC(인천국제공항공사), KAC(한국공항공사)

공항의 전체 운영을 총괄하는 기관이 바로 ‘공항운영자(Airport Operator)’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두 개의 공항운영자가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IIAC) : 인천국제공항을 단독으로 운영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 여객·화물처리, 시설관리, 항공사 지원, 상업시설 유치, 해외공항 운영까지 폭넓은 역할

한국공항공사 (KAC) : 김포, 김해, 제주, 청주, 대구, 무안 등 국내 14개 공항을 통합 운영 중·소형공항 중심으로 국내선 네트워크 운영, 지방공항 육성, 지역연계사업 추진

공항운영자는 인프라 관리자이자 정책 수행자이며, 동시에 공항을 하나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전략 경영자의 역할도 수행합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하늘길 관문’의 전반을 책임지고 있죠.


● 항공사: 비행기의 주인공이자 공항의 핵심 고객

항공사는 공항의 가장 핵심적인 고객이자 파트너입니다. 항공사는 공항시설을 임차하여 여객과 화물을 수송하며, 수많은 인력이 공항 내에서 근무합니다.

운항승무원(조종사), 객실승무원: 공항 내 운항 브리핑, 대기, 기내 준비

운항관리사(Dispatcher): 항로 계획, 연료량 결정, 기상 체크 등

여객서비스 직원: 체크인, 탑승 수속, 고객 응대

항공정비사: 비행 전후 정비, 점검, 부품 교체 등

수하물 관리자: 수하물 로딩 계획 및 특수수하물 처리

공항운영자는 항공사와 게이트, 슬롯, 터미널 운영 협약을 맺고 협업하며, 항공사는 공항의 신뢰성과 효율성에 따라 허브 선택을 바꾸기도 하기 때문에 상호 의존적 관계가 매우 강합니다.


● 지상조업사(Ground Handling Agent, GHA): 공항의 현장작업자들

지상조업사는 항공기가 지상에 머무는 동안 이뤄지는 모든 작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항공사가 직접 고용하지 않고 아웃소싱 방식으로 위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 작업 분야:

수하물 처리(Baggage Handling): 적재·하역, 분류, 컨베이어 시스템 운용

램프 조업(Ramp Handling): 항공기 유도, 지상전원 연결, 고무차 설치

기내식 탑재(Catering): 기내식 생산, 보안검사 후 항공기로 운송

청소 및 폐기물 처리: 항공기 내부 청소, 화장실 비우기, 쓰레기 수거

탑승교 조작 및 Pushback 작업: 항공기 견인, 활주로 방향 설정

대표 조업사로는 아시아나에어포트, 코리아에어포트서비스(KAS), 에어코리아, Swissport Korea 등이 있으며, 조업사 직원들은 ‘비행기가 시간 맞춰 뜨게 만드는 숨은 주역’입니다.


● 보안·조업·상업시설 인력: 공항의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지탱하다

공항의 기능을 완성하는 데에는 수많은 비항공 인력들도 필수적입니다.

보안검색요원: 출국장의 X-ray 검색, 신체탐지, 액체류 규정 적용 등

출입통제 직원: 보안패스 확인, 에어사이드 출입 감시

공항소방대·경찰대: 응급상황 대응, 화재 진압, 치안 유지

청소·시설 유지 인력: 터미널 내 청결, 승강기·화장실·전광판 유지보수

상업시설 직원: 면세점, 카페, 식당, 브랜드 매장 운영 및 판매

통역사·안내도우미: 외국인 응대, 고령자·장애인 지원 서비스

이러한 직무는 공항 이용자의 ‘경험’을 좌우하며, 공항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에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처럼 공항은 단일 조직이 아니라, 공공기관과 항공사, 민간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거대한 협업 생태계입니다. 각 주체는 자신의 위치에서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시스템이 중단 없이 작동하도록 함께 움직입니다.



2) 출입국·세관·검역 등 공항 내 정부기관


공항은 단지 항공기와 여객, 수하물만이 오가는 장소가 아닙니다. 국가의 법과 주권이 시작되고 끝나는 **‘국경의 전초기지’**이기도 합니다. 특히 국제공항은 외국과 가장 먼저 접촉하는 국경 게이트이기 때문에, 국가기관의 현장 배치와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 절에서는 공항 안에서 활동하는 주요 정부기관과 그 역할을 살펴보며, 공항이 ‘민관 합동 시스템’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 봅니다.


● 출입국관리소 (Immigration): 국경의 첫 관문

출입국관리소는 법무부 소속 기관으로, 외국인의 입국과 한국인의 출국을 관리하는 공항 내 핵심 정부기관입니다. 공항에는 입국심사대와 출국심사대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으며, **심사관(출입국관리직 공무원)**들이 상시 근무합니다.

주요 업무

외국인의 입국 허가 여부 판단 및 체류 자격 확인

불법 체류자, 위조여권, 입국 목적 불일치 여부 판단

한국인의 출국 심사 및 출입국 기록 등록

긴급추방, 보호명령 등 법적 조치 실행

출입국관리소는 공항이라는 공간 안에서 **‘국가 주권을 행사하는 최전선’**이며, 한 사람의 입국 허용 여부가 외교적, 보안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만큼 매우 높은 전문성과 판단 능력이 요구되는 직무입니다.


● 세관(Customs): 관세 행정과 밀수 단속의 첨병

공항세관은 관세청 소속으로, 국제 물류 흐름 속에서 세금과 규제를 적용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출입국 여객이 반입하는 물품, 항공화물, 국제특송, 면세품 등 모든 공항 내 유입물에 대한 감시와 과세가 이루어집니다.

주요 업무

여객의 휴대품, 면세품 신고 및 세금 부과

항공화물 통관 심사 및 불법 물품 적발

마약, 총기류, 금괴 등 밀수 단속 및 검거

보세창고 관리 및 관련 법규 집행

공항세관 직원은 탐지견과 X-ray, 개방검사 등을 활용해 실시간 단속을 수행하며, 국가 재정 수입 확보와 사회 안전 확보라는 두 가지 사명을 동시에 지니고 있습니다.


● 검역소(Quarantine): 보이지 않는 위협과의 싸움

검역소는 질병관리청 및 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으로, 질병·전염병·해충 등 생물학적 위해요소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최후의 방어선입니다.

여객 검역 (인간 중심) – 질병관리청 산하 공항검역소
식물·축산물 검역 (물품 중심) – 농림축산검역본부 소속

주요 업무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등 감염병 유입 차단

발열, 의심 증상자 검사 및 자가 격리 조치

수입 동·식물, 생화, 축산가공품 등에 대한 검역

불법 반입 금지품목의 회수·소각 및 벌금 부과

검역은 단순한 예방 차원을 넘어, 국가 단위의 공중보건과 식량안보, 생태계 보호라는 측면에서 핵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로 검역 인력의 위상과 책임감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 CIQ의 의미: 공항 내 정부기관의 통합 운영

공항에서는 출입국관리소(C), 세관(I), 검역(Q)을 합쳐 CIQ라 부르며, 이들 3개 기관은 국제선 여객 흐름에 맞춰 유기적으로 배치·운영됩니다.

출국장: 출국심사(C) → 보안검색 → 면세품 수령 → 탑승

입국장: 검역(Q) → 입국심사(I) → 수하물 수취 → 세관신고(C)

CIQ 기관들은 서로 독립된 행정체계를 가지면서도, 공항이라는 공간 안에서는 실시간 협업과 긴밀한 정보 공유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비상 상황, 감염병 확산, 범죄자 체포, 공항폐쇄 등 위기 대응 시에는 공항운영자와 함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처럼 공항 내 정부기관은 ‘국가의 경계’를 물리적 공간이 아닌 행정적 기능으로 구현하는 존재입니다. 이들은 여객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3) “24시간 쉬지 않는” 현장: 근무자 동선, 안전·보안 패스 제도


공항은 말 그대로 ‘잠들지 않는 도시’입니다. 여객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그 모든 순간에도 수천 명의 현장 근무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24시간 공항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 절에서는 공항 현장의 보이지 않는 시스템—근무자들의 동선, 출입 통제, 보안 패스 제도, 안전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공항이 어떻게 무정지로 돌아가는지’를 들여다봅니다.


● 현장 근무자들의 동선은 어떻게 짜여질까?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업무의 특성에 따라 접근 가능한 구역과 이동 경로가 세밀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항공사 체크인 직원: 랜드사이드 → 보안검색구역 → 탑승구 주변 근무

수하물 조업 인력: 지하 수하물 분류장 → 계류장 → 수하물 벨트 구간

항공정비사: 계류장 → 격납고 → 항공기 주변 이동

보안요원: 검색대 고정 배치 또는 터미널 순찰

이처럼 공항은 단순히 한 공간이 아니라, 역할과 시간대에 따라 동선이 정해지는 고도로 설계된 다중 운영 공간입니다. 이를 통제하고 기록하는 것이 바로 보안패스와 출입관리 시스템입니다.


● 보안패스(Security Pass): 출입은 권한이자 책임

공항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보안기준에 따라 에어사이드와 랜드사이드를 명확히 구분하며, 해당 구역에 접근하려면 출입자격이 부여된 보안패스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보안패스의 종류

일반 근무자 패스: 항공사, 조업사, 운영자 등 항공사무직·서비스직

에어사이드 전용 패스: 계류장, 활주로 등 항공기 근접 구역 출입 가능

차량 패스: 공항 내 특수차량 운전자용 (예: 유도로 진입 차량)


발급 절차

신원조회(경찰·국정원 연계)

공항보안교육 이수 (기초 및 구역별 전문과정)

출입 목적 확인 및 해당 구역 승인

정기 재심사 (1~2년 주기)


관리 방식

출입 게이트에서 카드 리더기 인식 또는 생체 인증

구역별 보안등급 설정 및 ‘지역 간 이동 제한’

CCTV 및 출입기록 로그 자동 저장

보안패스는 단순한 출입증이 아니라, 공항 내 신분과 역할, 권한을 보여주는 ID이며 동시에 책임을 동반하는 증표입니다.


● 안전관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프로토콜

24시간 운영되는 공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예방’입니다. 특히 계류장, 활주로, 유도로 등 항공기 주변에서의 조업은 매우 위험한 작업으로 분류되며, 현장 근무자는 철저한 안전교육과 보호장비 착용, 근무 매뉴얼 준수를 의무화합니다.

대표적 안전관리 항목

램프 지역 속도 제한 및 지정 동선 운영

고시청성 조끼, 무선 통신기, 안전모 착용 필수

Pushback 시 조종사-지상 요원 간 확인 통신

지상조업사 자체 안전감독관 운영

사고 발생 시 즉시 보고 및 재교육 의무화

공항운영자와 각 업체는 매일 아침 ‘램프 브리핑’, ‘터미널 안전점검 회의’ 등을 실시하여 그날의 위험 요소를 사전 공유하고, ‘사고는 무조건 예방 가능하다’는 철학 아래 전 직원이 안전문화를 공유합니다.


● 교대근무와 3교대 로테이션: 공항은 언제나 사람이 지킨다

공항의 필수 업무(조업, 관제, 소방, 보안, 청소 등)는 연중무휴 3교대 로테이션 체제로 운영됩니다. (3조 2교대, 4조 2교대 등 다양한 형태의 교대근무)

주간(06:00~22:00) / 심야(22:00~06:00)

통합근무(12시간제), 비상대응조 편성 등 유연한 시스템 적용

주간–야간–비번 순환으로 업무 피로도 분산

이러한 체계 덕분에 항공기 결항이나 악천후, 감염병 확산 상황 속에서도 공항은 ‘멈추지 않는 도시’로서 그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습니다.


● "공항은 자동이 아니라, 사람이 움직이게 한다"

화려한 자동화 설비와 스마트 시스템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공항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결국 ‘현장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설비를 점검하고, 수하물을 옮기고, 비상상황을 감지하며, 여객을 안내하는 그 순간들 속에서 공항의 신뢰와 안전이 축적됩니다.


공항에서 일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의 최전선에서, 수많은 생명과 시스템을 지켜내는 고도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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