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설계하다

미래를 준비하는 엔지니어의 마음 관리

by 이해하나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는 걱정을 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인생을 뒤흔들 큰 문제까지,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돌고 도는 시뮬레이션이 멈추지 않는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지나친 걱정은 과열된 엔진처럼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지 못하게 한다.


나는 엔지니어로서 복잡한 기계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일을 해왔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고려하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내 업무의 핵심이었다.

설계를 하다 보면 머릿속에 수많은 가상의 시나리오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설계를 대하는 방식으로 걱정을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설계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안정성과 효율성이다.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변수를 미리 고려하고 설계해야 한다.


걱정도 비슷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떠올리며 준비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변수를 생각하면 정말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설계할 때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핵심에 집중하듯,

걱정도 핵심적인 부분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

걱정이 시작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 걱정이 정말 필요한가?”

처음에는 이 질문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반복하다 보니 불필요한 걱정을 덜어내고 정말 중요한 것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설계를 할 때 복잡한 구조를 시각화하면 문제 해결이 쉬워지듯,

걱정도 머릿속에만 두지 말고 종이에 적어보는 게 좋다.

나는 자주 이 방법을 활용한다.

걱정의 원인과 결과, 그리고 해결 방법을 적다 보면 복잡했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한다.

막연하게 느껴졌던 불안이 구체적인 계획으로 바뀌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완벽한 기계가 없듯,

완벽하게 걱정을 없앨 수는 없다.


설계 과정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한다.

중요한 것은 그 변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걱정을 없애려 하기보다는 그것과 함께 살아가면서 필요한 만큼만 관리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걱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더 나은 접근 방식이다.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수많은 변수 속에서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낼 때다.

걱정을 다루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걱정을 없애려 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내가 찾은 해답이다.


어쩌면 걱정은 단순히 우리를 괴롭히는 존재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설계하는 도구일지도 모른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삶을 최적화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다음에 걱정이 찾아오면,

그것을 기계의 한 설계 요소처럼 분석하고 다듬어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걱정이 단순한 불안이 아니라 성장의 촉매로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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