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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쥬얼꼰대 May 23. 2019

#2. 집 구하기

머물 곳, 그리고 할 일 찾기!

보통의 여행이라면 일단 목적지를 정한 뒤 인터O크 앱에서 최저가 항공권을 검색하여 구입하고, 에어비앤비나 호텔스닷컴 등을 통해 적절한 가격의 숙소를 고르면 일단 급한 건 다 끝나는 셈이다. 그 다음에는 책이나 인터넷을 활용하여 세부적인 일정을 짠다던지, 일일 투어가 있다면 미리 예약하던지 그 정도일 뿐. (심지어 결혼 전에는 귀찮아서 계획은 커녕 숙소조차 예약 안한 채 비행기표만 떨렁 사갖고 가곤 했다.) 하지만 한 달 살기-게다가 돌도 채 되지 않은 아이와 함께 하는 장기 여행인지라 좀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한 건 당연하다. 지금까지 어떤 준비를 했는지, 특히 집 구하기는 방법을 중심으로 하여 하나하나 써 보고자 한다.


1. 비행기표 구하기

경험상 앱에서 최저가 항공권 검색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긴 하지만, 간혹 그 최저가 항공권을 판매하는 항공사 사이트에 들어가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항공권 마일리지가 쌓이는 신용카드 사용을 통해 마일리지 항공권을 구입하는 것도 좋다. 물론 마일리지 적립률이 올라갈수록 연회비도 비싸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그돈이 그돈..똔똔이 될수도 있는데.. 아무튼 마일리지를 쌓는다면 경험상 아시O나보단 대O항공의 마일리지 좌석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다. 마일리지를 사용한다고 해서 완전 공짜인 것은 물론 아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가 몇 만원 정도 붙는다.


2. 집 구하기

물론 집 구하는 법은 더 다양할 수도 있고 일본 내에서도 지역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여기 쓰는 것이 100% 정확한 정보는 아니지만, 나름 알게 된 정보를 적어보고자 한다.


집 구하는 법을 알아보기 전에 일본의 집 형태를 나타내는 용어를 알아두면 유익할 것 같아 써 본다.

 - 아파트(アパート)와 맨션(マンション) 구분하기

아파트?  맨션?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아파트 하면 고층 공동주택이고 맨션 하면 빌라 형태의 3-4층 건물을 떠올리기 쉬운데, 일본에서는 그 반대다. 그러므로 위의 사진에서는 왼쪽이 맨션, 오른쪽은 아파트(읭??)이다.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일본에서는 '맨션>>아파트' 라는 이미지가 있으며, 구조적으로는 맨션은 철골구조에 3층 이상, 아파트는 목조 2층 건물이다. (법적으로 명확한 구분은 없다고 한다.) 아파트가 뭔가 꾸리해 보이지만 요즘에는 잘 지은 아파트도 많다 보니 너무 선입견을 갖고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LDK?

 1LDK, 1DK, 2LDK, 1R, 3LDK...

 일본에서 지낼 집을 구하다 보면 이런 용어들이 마구 나와서 머리를 아프게 하는데, 알고 보면 어렵지 않다.

 맨 앞의 숫자는 방의 개수를 의미하고 L은 Living room, D는 Dining room, K는 Kitchen의 준말이다. 1R은 그냥 원룸인거고, 가끔 3SLDK라는 구조도 보이는데 여기서 S는 Service room의 약자로 환기나 채광이 방으로 쓰기엔 부족한 방 같은 공간이 하나 더 있음을 뜻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가 갈 텐데, 1DK건 1LDK건 똑같이 방이 하나 있으니 비슷해 보이겠지만 거실 유무가 생활 패턴에 큰 영향을 준다. 거실이 없으면 결국 방이 거실처럼 되지 않을까?

1DK와 1LDK 비교

아쉽게도 한 달 살면서 호텔에서 숙식할 수 있는 상류층은 아니기에 호텔을 제외하고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꼽아볼 수 있겠다. 우리는 이사가는 게 아니니까 당연히 완전 빈집이 아니라 가전과 가구, 기본 생활용품이 있는 집이 대상이고, 특히 우리는 아기가 너무 어려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도심의 숙소를 구하고자 했다.

① Airbnb

에어비앤비란 알다시피 자신이 사는 집이나 집의 일부를 게스트와 공유하며 돈을 받는 플랫폼인데, 아무래도 관광·숙박업 관련법에 저촉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2018년 6월부터 이 플랫폼에 집을 호스팅 하기 위해서는 여관업으로 등록을 하여 등록번호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이 때문인지 재작년 일본 여행 할 때에 비해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집의 수가 많이 줄어든 것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무엇보다.. 비싸다. 여름 성수기에 한 달 살려고 봤더니 2LDK 기준으로 400만원 정도다.

단기간이라면 편하게 묵고자 선택할 수 있겠지만 1달 살기에는 좀 경제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외국인이어도 집을 구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고, 집주인과 바로 컨택을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일본어를 하지 못해도 집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아래 쓰겠지만 외국인의 경우 집 구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

② Leopalace(레오팔레스レオパレス)

일본의 유명한 호텔 및 리조트 체인이기도 한 레오팔레스는 레오팔레스21이라는 임대 사이트도 운영한다.

https://www.leopalace21.com/     

https://kr.leopalace21.com/ (한국어 사이트)

전국의 매물이 나와 있으며 한국어 사이트가 있으므로 당연히 외국인도 집을 구할 수 있다. (큰 장점이다) 다만, 초단기 임대의 경우 매물이 원룸 중심이어서 가족이 살기에는 제약이 있으며 그마저도 3개월 이상 임대 가능한 집이 많은 편이다. 집값은 보통 에어비앤비보다는 싼 것 같지만 아래의 현지 부동산 회사를 통해 구하는 것보다는 좀 비싼 것 같다.

③ 현지 부동산 회사

확실한 건 아니지만 일본의 부동산은 우리나라의 복덕방식 중개업소가 아니라 부동산 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집 알아보고, 살펴보고, 계약하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구글에서 '삿포로 먼슬리 맨션(sapporo monthly mansion, 札幌マンスリーマンション)'이라고 검색하면 여러 사이트가 나오는데

https://www.weekly-monthly.net/  

https://www.good-stay.net 

와 같은 사이트에는 여러 부동산 회사에서 갖고 있는 임대매물 정보가 있는데, 지역을 지정하면 임대할 수 있는 집들이 여럿 나온다. 사실 일본어를 하지 못해도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한다면 꽤 괜찮은 퀄리티로 번역 되기 때문에 집을 보는 데는 큰 지장이 있지는 않겠지만, 맘에 드는 물건은 메일을 보내서 문의해야 하는데 그들이 영어를 전혀 못하면 좀 난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외국인이 계약할 경우 아무런 제약 없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일본인 보증인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꽤 있다. 또한 일부 집은 아예 외국인 계약을 받지 않기도 하기 때문에 잘 알아봐야 하고, 아예 영어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써놓은 곳도 있다. (근데 이마저도 일본어로 써있다...어쩔-_-) 가격은 딱 잘라 말하긴 애매하지만 에어비앤비에 비해 30-40% 정도 저렴한 것 같은데, 나는 운좋게도 매우 빠른 시기에 프로모션 중인 집을 구하게 되어 1LDK, 15평인 아래의 집(심지어 도심)을 세금 모두 포함하여 약 110만원에 구하게 되었다. (에어비앤비에 비하면 절반에도 한참 못미치는 가격이다.) 아 물론 엘리베이터가 없는 4층짜리 건물인게 좀... 그리고 이 집은 일본인 보증인이 아니라 아예 거주자로서의 일본인이 필요한 조건인데, 보증인과 다를 바는 없다. 몇 년만에 와이프의 일본친구에게 연락하여 덕좀 봤다.. 사는 게 그렇지 뭐.. 내게도 누가 몇년만에 나타나 (돈 안드는) 부탁을 하면 흔쾌히 들어주리라^^

사진처럼만 나온다면야 참 괜찮을것같은데...

사이트를 검색하다 보면 하루에 3000, 4000엔씩 하는 집들이 나와있어서 계산해 보면 100만원 남짓이네?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온전히 임대료일 뿐이고, 광열비, 난방비(겨울), 초기 청소비(18-30만원 정도), 관리비, 인원 추가비, 경우에 따라서는 가전 임대료 등이 붙으면 가격이 확 올라간다. 업체마다 워낙에 천차만별이라 잘 알아봐야 한다. 첨부파일은 한 업체에서 받았던 견적서인데 2LDK에 하루 4,900엔이어서 옳다구나 하고 견적을 받았더니 결국 다 붙이니까 240만원쯤 했다..ㅎㅎ

그리고 글을 쓰면서 새로 알게 된 사이트인데,

https://realestate.co.jp/en/rent/hokkaido 

와 같이 외국인 상대로 아파트를 빌려주는 플랫폼도 있다.  쓱 한번 훑어보니 어?싸네 싶다가도 자세히 보니까 agent fee를 렌트값과 똑같이(!!) 받다 보니(렌트비가 한달 8만엔인데 fee가 8만엔!!) 에어비앤비와 가격이 얼추 비슷해진다. 똑같은 집인데 외국인 대상이라고 비싸게 받는 건 (나쁜 의미에서의) 인지상정이려나? 이럴바에 고객 후기를 볼 수 있는 에어비앤비가 나을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집 구하는 법에 대해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는데, 가족 단위로 갈 경우 에어비앤비를 통해 하는 게 가장 깔끔하고 안심되고 간편할 것 같다. 하지만 나처럼 재정적으로 넉넉치 않다면 구글링으로 손품을 팔아 현지 부동산 업체를 통해 외국인에게도 제약 없이 임대해 주는 집을 구한다면 비슷한 환경이면서도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홋카이도의 여름은 성수기인지라 3,4개월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좋은 방이 이미 계약됐을 가능성도 꽤 높으며, 일부 회사는 성수기인 7월이되기 2개월 혹은 3개월 전부터만 예약을 받기도 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다음 편에는 한 달 살기의 간단한 계획 등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자주 포스팅 하고 싶지만 아기 보는게 주업인 아빠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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