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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쥬얼꼰대 Apr 22. 2019

아빠의 하루 일과+어려움

아빠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 아주 짤막한 아빠 육아의 어려움

출근하는 엄마가 물론 더 바쁘겠지만,

아빠 역시 바쁘다.


벌써 7개월이 지나버린 아들과 함께 하는 아빠의 하루 일과를 써보자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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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0 기상

06:00-07:30 헬스장 또는 하늘공원 조깅 (+ 06:30 초록이 기상)

07:30-08:00 아침식사 (+ 08:10 와이프님 출근)

08:00-09:00 초록이 아침잠 + 간단히 집정리

09:00-11:00 초록이 놀아주기 (09:30-10:30 초록이 이유식+분유 - 때때로 고난의 시간)

11:00-12:30 초록이 낮잠1 / 아빠 점심식사

12:30-15:00 초록이 놀아주기 또는 미세먼지 좋은날 산책 (13:30-14:00 초록이 점심식사)

15:00-16:00 초록이 낮잠2 (hopefully)

16:00-17:00 초록이 놀아주기 또는 날씨좋은날 엄마 배웅나가기 (16:30 초록이 분유)

17:00-17:30 엄마맞이 집정리 & 드디어 엄마 컴백홈

17:30-18:30 이유식 먹이기 + 놀아주기

18:30-19:00 초록이 목욕시간

19:00-19:30 수유 및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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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아침 운동을 제외하고는 하루종일 나를 위해 쓰는 시간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결혼하고 나서도 달콤한 혼자만의 시간을 꿈꾼다. 아이를 열 달 가까이 뱃속에 품고 탯줄로 이미 많은 것을 공유한 상태에서 아기를 낳아 모성애라는 것을 태생적으로 장착한 엄마와는 달리, 아빠들은 아이가 태어난 후에도 (정신을 못차리고 철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빠가 혼자 육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아이가 잘 때를 제외하고는 그 여유를 갖기가 쉽지 않다. 우리 초록이는 위에 썼듯이 운좋게도 매우 루틴이 잘 잡혀있는 아기임에 불구하고 그러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상상할 수 없겠지..!!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남자는 일해야 해'라는 가부장적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 나는 스스로 가부장적이지 않고 깨어있는 사고를 하고 있다고 자신해왔건만, 그러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져온 고정관념은 예상 외로 무척이나 견고하여 육아휴직 초반 나의 마음을 꽤나 괴롭혔었다.

나 지금 여기서 뭐하지??

혼자 아기를 케어하기 시작한 몇 주간 나를 괴롭힌 생각이었다. 교사가 직업인지라 3월이면 전화기에 불이 나는데, 나의 핸드폰은 매우 한가하게 놀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연락이 싹 끊기니까 초록이와 둘이 집에 있을 때는 마치 연락이 닿지 않는 섬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교사인지라 학생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한살 더 먹으면 학생들과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좀 조잡하고 찌질한 생각마저 들었다. 더 나아가.. 몇십년 후에 은퇴할 때 드는 기분이 이런 상실감 아닐까? 하고 넘겨짚는 수준까지 갔다.


결국, 말이 길었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기 힘든 아빠 육아의 어려움은 바로 이 한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다.

외로움

외로움이란 수다를 통해 푸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와이프가 혼자 아기를 볼 때 생각해 보면 낮 시간에 친구들이 종종 와서 기분전환을 하고는 했던 것 같은데, 나처럼 남자가 아기를 혼자 보면 주위에 육아휴직 한 남자들이 거의 없기에 낮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없다. 아, 물론 그런 친구가 주위에 있다 해도 같이 만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ㅎㅎ


결국 초록이와 둘이 보내는 시간 1년이 더욱 즐겁고 뜻깊으려면 이 어려움을 해소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는 것이 결론에 다다른다. 초록이를 열심히 돌보고 와이프를 열심히 사랑하는 것 이외에, 내 삶에 의미부여는 이렇게 해 나가고 있다.


<행복한 아빠육아를 위한 Daily project>

1. 건강한 몸 : 헬스장 + 푸쉬업 300개 + 플랭크 3분

2. 명민한 두뇌 : 영어기사 1꼭지씩 읽기

3. 건전한 정신 : 1주일에 1권 이상 독서


물론 혼자 아기를 케어하기 시작한지 벌써 6주차.. 와이프의 배려와 헌신, 그리고 예쁜짓만 골라하는 초록이 덕분에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 앞으로 육아책 번역 이외에도 나의 육아가 어떻게 행복해지는지에 대한 간단한 기록을 여기 브런치에 조금씩 남겨 나가고자 한다.


※ 이유식의 어려움

뻐팅기기 시작하면 노답-_-

※ 아빠의 운동법

육아+운동 = 육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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