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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지망생 Sep 08. 2023

네 번의 인도, 한 번의 파키스탄(5)

바라나시의 일상과 소중한 인연!

여행을 하다 보면 많은 인연들을 만난다

그중 K도 나에겐 특별한 인연이었다 

인도가 처음이었던 K, 바라나시까지 함께 슬리퍼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에서 더위를 먹어 에어컨이 나오는 내 숙소에서 다른 일행들과 쉬면서 너무나 고마워했던 K

혹시라도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꼭 연락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나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려주지 않는 편이다

다시 만날 인연은 꼭 다시 만난다고 믿기 때문일까? 아마 아닐 것이다

2012년의 내가 바라나시를 간 이유는 정상적인 여행이 아니라 나의 현실이 너무 괴로워서 그것을 벗어나려 갔기 때문에 누군가와 연락처를 교환할 정신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K를 먼저 배웅하고 난 후에도 나의 일상은 계속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숙소 근처 식당에서 비리야니를 먹고, 가트에서 갠지스강물을 바라보다가 오전 11시쯤이 되면 마더테레사 하우스에 갔다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다른 나라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빨래나 허드렛일을 하다가 내가 맡았던 일은 팔다리가 없는 한 친구의 목욕을 시키는 것이었다 

그때 나의 자존감은 거의 바닥을 칠 때라서 그 친구마저 나보다 훨씬 나은 처지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바라나시에 머물던 시간 중 내가 제일 좋아했던 시간은 해 질 녘의 가트였다

뿌자 의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화장터의 불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바라나시는 낮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일몰의 신비감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인도의 모습을 가진 아주 성스러운 도시로 변하는 것이다 

가끔 그 기억이 너무나 생생해 다시 바라나시를 가고 싶어 질 때가 있다

그곳에 가면 나는 또다시 가트에서 갠지스 강을 바라보며 강가에서 병을 줍는 아이들에게 사진을 찍겠다고 이야기를 하겠지? 아니면 엉덩이를 까고 길가에서 아저씨가 해주는 시원한 마사지를 받을까? 도비들의 빨래터를 구경하러 가는 것도 좋을 텐데?

인도를 떠올리면 난 늘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 


갑자기 미친 듯이 바라나시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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