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3월, 엄마가 그립다

by 가히

한참 지난 설 날을 지낸 작가님들의 글을 기웃대다 차례상 가득 차린 선배작가의 조용한 명절기도가 마음에 다가온다. 두서없이 차린 상이라는 표현과 다르게 정성이 가득 담긴 차례상이 보는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 모든 정성을 준비하던 손길이 더 깊숙이 다가온다.


시집와서 30여 년간 며느리로, 열심히 시댁 제사음식을 준비했었다. 1년에 4번, 설과 추석명절에 시부모 제사 두 번까지.

그렇게 제사를 이유로 아침 일찍 시댁에서 보낸 시간이 지나면 지척에 계신 친정부모님은 늘 뒷전이었다. 내 나이 50이 훌쩍 넘을 때까지.

60이 가까워지던 어느 날 문득 드는 생각이 마음을 때렸다.

돌아가신 시부모님 공양에 살아계신 내 부모님께 설날 아침 떡국 한 번 못 해 드린 딸이란 사실이. 그때부터 일 년에 명절 두 번은 내 부모를 위한 날로 정했다. 딸만 다섯을 둔 친정부모님은 평생 며느리봉양은 받아본 적 없고 그저 늦게라도 와주는 딸 사위가 반갑기만 했던 분들이었기에.


하지만 세월은 속절없고 늙으신 부모님은 기다리지 않았다. 시집부모대신 명절아침을 챙기는 딸의 마음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엄마는 어느 가을날 홀연히 하늘로 떠나셨다.

명절 아침을 챙기는 큰딸이 부담스러웠던 엄마의 표정과 아침 일찍 식탁에 앉은 하얀 머리 두 부부의 기도 모습이 눈에 선하다. 큰제사상 가득히 차렸던 명절음식 한번 해드리지 못했던 딸의 불효가 새삼 뜨거운 눈물로 차오른다.


햇살이 눈부신 봄과 분홍 꽃을 그리도 좋아했던 엄마가 더 그리운 3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