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르네상스, 일본의 아방가르드 , 미국 힙합, 그리고 레트로.
오버핏, 루즈핏 다들 많이 즐겨입지? 우리나라도 2010년대 중 후반쯤부터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오버핏이 슬슬 유행하기 시작한 것 같아. 언제부터인가 레트로 풍 물씬 묻어나는 어깨뽕이 들어간 루즈한 블레이저, 박시한 오버사이즈 티, 넓은 통에 일자로 축 늘어진 청바지 혹은 슬랙스 바지 같은 것들이 너무 자연스러워졌어. 나도 뭐 유행 따라 오버핏 좋아하는 편인데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우리는 왜 오버핏을 입을까?
유행이니까......?
뭐 좀 더 솔직하게 따져보면 더 있지. 통풍 잘되지, 편안하지, 그뿐이겠어? 내 귀여운 뱃살과 좁은 어깨를 커버해줌과 동시에 가리개나 뽕이 아닌 ‘스타일’이라는 미명으로 치환할 수 있으니까 여러모로 실용적인 측면이 있지.
그렇다면, 인류 최초의 ‘오버핏’은 어땠을까? 도대체 인류는 어쩌다가 굳이 옷을 크게 입거나 헐렁하게 입고 급기야 이러한 실루엣의 (out fit)핏을 미적으로 예쁘다고 느끼게 된 걸까? 여백의 미 뭐 이런 거 말고 진짜 구체적으로 파고들어보자고. 끼워 맞추기 식일 수도 있겠지만.
김빠지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확한 답은 없어...하긴 뭐 유행이나 특히 멋에 있어서 시초자를 찾는 것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 만큼이나 많고 힘들 테니까. 멋이나 유행은 당대 문화나 사회적 배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집단적 현상이기도 하니깐. 그렇다면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언제 그리고 왜 오버핏을 입었을까?
주의* 절대적인 개인의 생각과 판단에 의한 자료와 글.
르네상스 패션을 보고있노라면 발렌시아가의 룩북이 결코 과하지 않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
서양 복식의 변천사를 보면, 중세시대, 르네상스 그리고 프랑스혁명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종교 등 이 얽혀 복식문화를 형성했어. 그중 이 복식문화가 가장 화려하고 발달했던 시대가 아마 르네상스 시대 아닐까 해. 그리고 이 르네상스 시대에는 자발적으로 인간들의 멋을 위해 ‘오버핏’이 발달했지.
그전에 이 르네상스 시대의 “르네상스”의 뜻을 알 필요가 있어.
무슨 뜻 이냐면 르네상스는 학문 또는 예술의 재생·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고대의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하여 이들을 부흥시킴으로써 새 문화를 창출해 내려는 운동으로, 그 범위는 사상·문학·미술·건축 등 다방면에 걸친 것이었어.
5세기 로마 제국의 몰락과 함께 중세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그때부터 르네상스에 이루기까지의 시기를 야만시대, 인간성이 말살된 시대로 파악하고 고대의 부흥을 통하여 이 야만시대를 극복하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고 [네이버 지식백과] 르네상스 [Renaissance] 네이버 (두산백과)에 나와있어. 알고 보면 극도의 사치 사회인 르네상스 시대가 더 야만스러운..
종교 전쟁이었던 #십자군 전쟁 이 실패로 끝나면서 더 이상 교회는 개인생활의 절대적 존재이자 지침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했지. 교회의 권위는 매우 약화되었고, 세속적인 교회로 타락해 갔어. 쉽게 말해서 르네상스 시대 이전의 중세시대를 비롯한 시대들은 인간 중심이 아닌 종교에 의해 돌아갔던 세상이었지.
그러니깐 이 르네상스 시대에는 옛 고대 로마시대의 화려함을 부흥시켜 종교적인 틀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예술성이 찬양받는 시대가 열렸던 거지. 14-16세기였어. 덕분에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그리고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등 뭐 이런 걸작들이 나왔던 시기이기도 하지.
당연히 사람들은 점점 더 멋을 내기 시작했고 의복의 스타일도 발달이 되었겠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의상의 본질인 인체의 아름다움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은 르네상스 복식의 이상이 되어 인체미를 강조하는 에로티시즘으로도 나타났다고 해. 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부와 명예 직위 등을 더욱더 과시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복식을 과장해 만들게 된 거야.
르네상스 이전의 고딕 시대에는 신체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나타내기 위해 몸에 편안하게 잘 맞는 의상을 착용했으나,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와서, 남자들은 남성미를 강조하기 위해 어깨와 소매, 가슴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여자들은 여성미를 선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목둘레선을 가슴을 모아 깊이 파고 허리를 가늘게 조였어. 또 소매와 스커트 또한 크게 부풀렸어.
여기서 허리를 조이는 부분을 ‘코르셋’이라고 부르지. 여담인데 훗날 유럽에서는 탈 코르셋 운동을 통해 바지를 입고 머리를 짧게 자른 뒤 코르셋을 거부한 탈코르셋 여성들이 등장했어. 그중 최초의 여성중 하나가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프랑스의 여성 복식 디자이너 Coco Chanel (코코샤넬)이야.
남성들 역시 질 수 없었지. 상의는 물론 하의에도 패드(일명 ‘뽕’) 을 넣어 남성성을 우렁차게 강조했지. 남성들이여, 어깨 패드나 가슴 패드 달린 면 티 입었다고 기죽지 말자. 르네상스 시대 프랑스 형들은 성기 패드도 했다.
르네상스의 절정기인 16세기에 이르자 위에서 언급했듯이 부르주아와 귀족들은 그들의 재력과 권력을 과시하고자 의복을 더 부풀려 입었지. 또한 르네상스 시대의 의상은 과장된 실루엣뿐만 아니라 화려함을 갖춘 복식으로 발전해나갔어.
이것만 보면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타이트한 옷만 섹시한 스타일이 라고도 할 수 없는 노릇이지. 현대의 살 가리개로 전락한 유니섹스 형태의 오버핏과는 달리 르네상스의 오버핏은 이렇게 에로티시즘을 강조하고 화려한 형태였다고.
참, 르네상스 말기에는 하이힐이 등장했어. 참고로 하이힐은 거리에 하도 똥이 많아서 똥을 피해 다닐라고 신었던 신발이기도 했대. 당시에는 화장실이라는 공간 자체를 불결하게 생각했대. 그래서 화장실이 부족했고 다들 거리에다 대변을 누게되는 참사가 벌어졌지. 그 넓고 화려한 프랑스 궁전의 아이콘 베르사유 궁전에는 화장실이 하나도 없었다고 하니 안 봐도 상상이 가지? 궁전 복도 한가운데서 배아프면 그야 말로 악몽이었겠다... 그 덕분인지 당시에는 60cm 힐도 등장했대. 똥 밟기 싫으면 힐 신었던 거야.
완벽함은 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인간이 만든 물건 어딘가에서
흉터, 실패, 무질서, 왜곡을 발견하고자 한다
- 요지 야마모토 -
상당히 중2병스러운 멋진 말이지? 세계적인 일본의 패션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가 한 말이야. 나는 이 명언을 보자마자 ‘아방가르드’라는 단어가 떠올랐어.
“아방가르드 하다.”라는 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야. ‘아방가르드’는 원래 프랑스의 군사용어야. '전위예술'이라는 용어로 해석되는데 그 어원은 프랑스어 아방가르드:avant-garde를 번역한 것이지. 전쟁에서 소속 부대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전초에 서서 활동하는 병사를 의미하는 말이었대.
그리고 이 '아방가르드’는 이후 근대사에 들어서 더 포괄적인 의미로 쓰이게 되지. 사회적으로는 현재를 비판하는 사회 개혁론자들을 일컫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정치에서는 무정부주의, 나아가 예술에서는 반 전통적 혁신주의를 일컫게 되었다고 해.
그러니까 패션에서의 아방가르드는 소위 말해 기존의 절대적 기준이나 이상미에 대항하고 정말 신선하고 새로운 스타일정도로 해석되었지. 아방가르드 패션은 부르주아 계급의 근대적 가치나 서구의 절대적 이상미에 대항하는 스타일로 시작했어. 즉, 남성성과 여성성을 부정하고 성별의 혼돈과 부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계급과 계층별로 나타나는 위계구조를 파괴하지. 이는 곧 팝, 히피, 펑크, 스트리트 패션 등으로 표현되었지, 그러니까 이 아방가르드 패션의 근본 원리는 전통성의 부정과 새로움의 추구야.
그리고 이 아방가르드 패션의 가장 큰 아이콘이자 현대 오버핏, 루즈 핏 한 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바로 일본의 요지 야마모토를 비롯한 레이 가와쿠보(꼼 데 가르송)등이야. 1981년 파리컬렉션을 통해 세계 패션계에 다크호스처럼 등장했지.
요지 야마모토 아저씨는 1943년 도쿄에서 태어났어. 그가 살았던 곳은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환락가인 ‘가부키초’였지. 거기서 의상실을 운영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어. 야마모토 아저씨 주변에는 항상 화려하고 노골적이고 성적인 의상을 한 여성들이 있었고 그걸 보며 자랐던 거야. 그래서인지 의상에 관심이 많았지만 동시에 성별이 명확하게 나뉘는 적나라하고 뻔한 의상들에 진골이 나있는 상태였지. 덕분에 그는 의상 디자이너로서 스타일이 명확해진 거야. 성별, 나이, 유행 따위에 큰 관여를 받지 않았어.
당시 의상 색상으로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검은색을 과감히 썼어. 또한 기존 서양의 유행 스타일과는 확연히 대조를 이루었지. 크고 헐렁한 해체주의의 일명 ”poverty look(빈곤한 룩)” 을 선보였지. 동시에 1980년대 세계 경제 불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도 받았어.
무지막지하게 큰 반팔의 박스티, 긴 레이어드 티, 아슬하게 골반에 걸쳐 내려갈 듯 말듯한 청바지. 이 오버핏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힙합 패션이지. 그리고 알다시피 힙합의 고장은 미국이야. 힙합은 미국의 1970년대 후반 뉴욕 브롱스 남쪽 빈민가에 거주하는 흑인과 라틴계 청소년들에 의해 형성된 문화현상이었어. 또한 힙합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유일한 독자적 문화이기도 하지. 미국 문화지만 백인들이 만든 건 아니지 #날먹
이런 힙합의 오버핏 패션이 나온 데에는 두 가지 설이 있지.
하나는 미국 죄수복 탄생설이야. 미국 교도소에는 아주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생활하지. 당연히 그만큼 신체사이즈도 다양했겠지? (백인, 흑인, 라틴, 히스패닉, 인디언..)
미국 교도소에서는 각 죄수들의 신체 크기에 맞는 죄수복 사이즈를 일일이 다 맞추어 줄 수 없었지. 결국 어떻게 했냐고?... 죄수복을 통일시켰어. 특대 사이즈로. 전부 다!
다들 공감할 거야, 불가피하게 한 사이즈만 입어야 한다면 옷은 작은 것보단 큰 것이 낫거든. 굳이 비교하자면 왜 아들 딸 중학교 입학할 때 엄마들이 어차피 키가 클 거라고 중3 핏에 맞춰 교복 사주고 했잖아. 불행히도 끝내 난 중3 때까지 교복이 오버핏이었지. 역시 엄마의 의견이었고. 어쨌든 그렇게 자신의 사이즈보다 크거나 작은 옷을 보급받아 입게 되면 바지가 흘러내리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헐렁한 티도 마찬가지고 말이야.
쉽게 말해서 교도소의 최단신이 160cm 인 남성이고 최장신이 190cm인 남성이라고 가정할 때, 죄수복 사이즈의 기준은 190cm인 수감자의 핏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지. 그러니깐 예를 들어 수감자 중 제일 흔하고 많았을 평균 키인 170-180cm 대의 수감자들의 죄수복은 전부 다 오버핏이었겠지?
뿐만 아니라 감옥에서는 규칙상 벨트를 착용할 수 없게 되어 있거든(그걸로 이상한 짓을 할 수 있으니까) 결국, 속옷이 빤히 보이고 흘러내리는 헐렁헐렁한 바지를 입을 수밖에. 그리고 이들이 출소한 뒤에 그 문화를 이어갔다고 해. 헐렁한 바지를 내려 입으면서 동네를 어슬렁 거리고 스웨그를 뽐내고. “나 빵 갔다 옴…”
그리고 또 다른 하나의 카더라 썰은 바로 재고품 설이야. 1970년대 미국의 유명 브랜드들은 사이즈, 컬러, 재봉, 마감 등 하자 상품이나 팔리지 않은 재고 제품들을 1시간 동안 90% 떨이 세일을 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할렘가에 사는 흑인들이 몰려들어 평소에 꿈도 못 꾸던 브랜드 옷들을 사이즈도 고려하지 않은 체 닥치는 대로 옷을 구입했던 거지. 수선을 하려니 배보다 배꼽이 컸고 결국 흑인들은 큰 사이즈의 옷을 그냥 수선하지 않고 막 입게 되었던 거지.
하지만 오늘날 힙합은 단순히 하위 계층을 위한 패션과 문화가 아닌 돈, 인기, 성공, Flex(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고 과시하는 의미) 등의 의미도 있는 것 같아. 그런 의미에서도 힙합의 오버핏은 의도치 않게 잘 어울리지?
“복고는 복고의 복고다.”
복고 패션 하면 뭐가 떠오르니? 아빠 옷? 엄마옷? 그리고 아마 과한 어깨 뽕이 들어간 오버핏의 블레이져가 아닐까? 이외에도 통 넓은 연 청바지 등의 이미지들과 90년대가 떠오르지? 패션의 주기가 20~30년이라는 말 들어봤어? 1990년대 유행했던 복고풍은 2010년대 중반이 넘어서부터 슬슬 유행을 타기 시작했고 2020년대에 들어선 지금 현재 우리에게 전혀 촌스럽거나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지.
레트로(Retro)는 회상, 회고,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Retrospect’의 준말이야. 동시에 옛날의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 등을 그리워하여 그것을 본뜨려고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해.
원래 ‘Retro’는 ‘뒤로’ 혹은 ‘되받아’의 뜻을 가진 접두어였는데, ‘Pre’의 반대 의미로 사용되어 오다가 음악과 패션, 디자인 등에서 빈번하게 등장했어. 결국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신조어로서 명사화되었대. 이러한 ‘레트로’가 패션에서 스타일의 한 형태가 된 것을 ‘레트로 룩’이라 하게 된 거지.
여기서 잠깐만 그렇다면 90년대의 복고풍은 언제를 그리워하며 본뜬 배경일까? 그렇지 맞아 바로 1960-70년대래. 그렇다면 6070의 복고는? 바로 1940년대야. 진짜 신기하지 않아?
#입생로랑 이 1971년 S/S 컬렉션에서 1940년대 패션을 재현시킴으로써 레트로룩이 한 장르로 등장하게 되었어. 레트로 패션의 유래는 나무 위키에 이렇게 나와있어.
“1971년 1월 디자이너 입생 로랑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패션 스타일에 영감을 받은 '자유', '40년대'라고 불리었던 컬렉션을 발표한다. 짧은 원피스, 웨지힐, 어깨가 넓은 역삼각형 실루엣, 대담하고 짙은 눈 화장. 언론에 의해 격렬히 비난받은 이 컬렉션은 급속도로 길거리 패션은 "레트로" 유행으로 바꿔놓았다.
-나무 위키 “레트로-유래”
1970년대 유행을 타기 시작한 레트로 패션은 여성들에 의해 주도적으로 유행했어. 전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커리어 우먼이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이었고 따라서 여성들의 사회적 위치가 남성들과 동등해졌거든. 파격적인 패션뿐만 아니라, 유니섹스 팬츠 슈트, 파워숄더 블레이져, 오버핏의 외투 등도 유행을 했지.
내가 원하는 것? 대중을 쇼킹하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 젊은이들의 기억이 혹은 추억이 없는 미국 현대 미술과 많은 연관성을 만들어 내는 것
-YVES SAINT LAURENT-
그러니까 패션에서의 레트로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복고주의 패션, 또는 과거 지나간 시대의 패션을 현시대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어 재해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현대에 들어서의 레트로 패션은 단순히 옛 것에 향수를 느껴 따라 하기보다는 과거의 느낌을 살리되 현대적 감성에 맞는 스타일과 의미를 창조하는 것이지. 그래서 각 시대의 레트로 패션은 각 시대 패션의 패러다임을 보여주는 잣대가 되기도 해.
복고의 유행은 계속 되겠지? 인간들은 항상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니깐. 복고돌고돌고복고...
P.S : 사실 조선시대의 용포, 도포, 구군복, 천주교 수녀복, 신부복, 불교의 승려복 등등 어찌 보면 다 오버핏에 속하기도해. 권력이나 종교를 반영한 스타일이지. 하지만 나는 순전히 인간들이 '멋'을 위해 만든 인간적인 '오버핏'에 무게를 실었어. 실제로 현대의 의복 오버핏은 그러한 형태에서 발전했으니깐. 물론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말이야.
어쨌든 글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건데 사람들이 오버핏 패션을 입는 이유는 참 많은 것 같아.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 관념적, 미적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항상 그 본질적인 이유에는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비치기 위한 인간들의 바램이자 표현의 수단 중 하나였던 것 같아.
마치 사마귀나 개구리들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크게 부풀리듯, 공작새가 구애를 하기 위해 날개를 펼쳐 화려하고 큰 자태를 뽐내는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털도 없고 두꺼운 가죽도 없는 얇은 표피를 가진 인간들은 화려하고 큰 옷을 원했을거야.
중요한 건, 어떤 핏이던 나만의 핏을 갖는 거겠지? 내면까지도 말이야.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