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준이와 재이의 여름제주
벌써 3일 차, 앞선 일정들을 주르륵 던지고 시작한다.
[Full schedule]
[1, 2일 차]
제주의 날씨는 참- 종잡을 수가 없다.
한라산이 시작하는 그 자락쯤에 위치한 The Annex(디아넥스)호텔에서 눈을 뜨니, 여긴 말할 것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예보와 실시간 속보 그리고 현재의 날씨가 모두 달랐다. 항상!
구름 뒤에 숨은 맑은 하늘을 드러내기 전이었는지, 아침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위치상 다른 호텔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띠고 있는 평화로운 호텔이었기 때문에 호텔 안에 이렇다 할 레스토랑이 없었다. 결국, 조식도 살짝 아쉬운 간이 형태의 느낌으로 준비가 되었다.
뭐- 애들 먹을 시리얼과 우유, 빵과 주스 그리고 과일과 커피만 있으면 되니까!
우도 투어와 함께 이번 여행의 또 다른 메인이벤트였던, 스노쿨링이 계획되어있던 하루였다.
반드시 구름이 걷히리라는 믿음과 함께 호텔 수영장으로 향했다. (난 사실 이 계획이 더 좋았....)
디아넥스 호텔은 근사한 자연채광을 선사하는 실내수영장(성인풀+키즈풀)과 문 하나로 연결된 야외 노천탕이 있었고,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흐릴 만큼의 투숙객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내내 우아한 백조와 같이 황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보다시피 이런 평화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구명조끼 및 키판 등도 준비되어 있었다.
민준이와 재이는 자기네 세상을 만났다는 듯이 몸이 부서져라 수영 아닌 수영을 했고, 이는 제대로 된 바다에서 을 본격적인 스노쿨링을 하기 위한 아주 좋은 찬스였다.
여유로운 환경에서 격한 수영을 마치고 난 후, 디아넥스호텔의 진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사우나 내에 있는 온천(탕)!!!
뿌연 우윳빛깔을 보여주는 온천수는 아르고나이트 고온천으로 2,001.3m에서 용출되고, 일본에 있는 온천과 비교하더라도 Best 10에 들어갈 정도라고 한다. 실로 그 효과가 기운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왔더니, 거짓말처럼 비는 그쳤고 하늘은 점점 파란 미소를 드러내고 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메인이벤트를 즐기러 외돌개 근처, 황우지 해안으로 달려!!!
호텔에서 황우지 해안까지는 대략 30분 정도가 걸렸고, 점심을 따로 하기에는 뒤에 시간들이 애매해서 오는정 김밥에 전화를 했더니... 4시간 뒤에 오란다... (개인적으로 제주의 최고 맛집을 오는정 김밥으로 생각함) 그리하여 2순위였던, 다정이네 김밥에 전화를 해서 겨우겨우 픽업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오는 정 김밥이 튀김의 풍미 가득한 신세계를 보여준다면(아... 글 쓰는 와중에도 생각나는 맛) 다정이네 김밥은 그의 아류가 아닌, 재료들의 완벽하게도 적절한 배합과 양 조절인지 몰라도 환상적인 맛의 밸런스를 보여준다. 물론, 다정이네 김밥만의 특별한 메뉴들도 준비되어 있다.
'김밥이 맛있으면 얼마나 맛있어?'라고 시니컬하게 접근한다면 기대 이하 일 수 있지만, 직접 먹어보시길!
어쨌든 우리는 지체할 시간이 없는 상황 가운데 매우 맛있게 먹으며, 핸들을 굳게 쥐고 다시 잽싸게 달렸다. 그렇게 달리기를 10분체 안되어 황우지 해안으로 내려가는 외돌개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앞서 1일 차에서 얘기했듯이 생명을 지켜 줄 든든한 구명조끼와 스노쿨링 장비도 아이들 건 준비해갔으나, 일부 모자란 장비들을 주차장 옆 외돌개 휴게소에서 대여하였다.(각 5,000원)
* Tip : 외돌개 휴게소에서 장비를 대여할 경우, 대여 개수만큼의 인원이 위쪽에 준비된 간이(천막... -_-) 샤워시설을 사용할 수가 있다.
그. 러. 나.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에 카페 등 장비 대여와 샤워가 가능한 2개소 정도의 추가 옵션이 있으니, 골고루 고려하는 게 좋을 듯! 외돌개
휴게소를 활용할 시의 장점은 주차장 바로 옆이라 샤워 후 바로 차로 이동해서 정리가 가능하다는 것, 단점은 대여와 반납 시 해안까지 대여장비를
들고 많이 이동해야 한다는 점들이 있다. 시설은 모두 이용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가 안되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게 5분 정도를 경사길과 가파른 절벽에 마련된 계단을 내려갔더니, 근사한 파라다이스가 펼쳐졌다.
황우지 해안(선녀탕)은 아이들도 맘 놓고 놀 수 있는 공간과 해안에서 넘실대는 제주바다를 느끼며 놀 수 있는 공간 등으로 신기하게도 zone이 나뉘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공간은 바닷물이 활발하게 넘나들지 않아서 좀 탁했고, 직접 몸을 담가보니 갇혀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잠시만 머물고, 온전히 제주바다를 느낄 수 있는 zone으로 이동하였다.
오히려 이쪽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훨씬 좋은 컨디션을 지니고 있었고, 예상외로 따뜻한 수온이었다. 온수는 아니더라도 식어서 미지근해진 정도의 수온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침부터 하루가 의심되었던 날씨 때문인지, 적당한 인파 가운데 아이들과 매우 황홀한 시간을 즐길 수 있었고-
녀석들은 앞선 며칠 동안 나름의 연습을 거듭한 탓인지, 4 & 6살 답지 않게(최연소였음...) 거친 파도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에 떠있기 위해 오리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거친 발길질을 이어갔다.
황우지 해안에서 만난 제주 바닷속은 기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주 맑고 투명하지는 않았으나 스노쿨링 덕분에 신비한 바닷물고기들과 함께 헤엄치며, 탐험할 수 있는 멋진 곳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잠수함 이상의 흥분되는 경험이자 이벤트였을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황홀한 경험 뒤에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과의 간이시설(탈의실 없음...;;;)에서의 전투적인 샤워는 정말 진을 빠지게 했지만, 황홀했던 제주 바닷속에서의 수 시간의 흥분과 추억을 쉽게 흠낼 수는 없었다.
자- 제주에 왔으니, 제주스러운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귤'이었다. 부랴부랴 여기저기 연락을 취해보지만, 감귤체험은 대부분이 9월부터 가능하다고 하는 답변에 가족 4명 모두 조금의 실망을 맛보았다.
그리고 아이들을 바라보며 떠오른 것이 '승마체험'이었다.
황우지 해안에서 워낙 긴 시간을 보낸 탓에 여유가 많지 않아서 제주 월드컵 경기장 옆에 위치한 '세리월드'로 향하였다. 서귀포 시내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테마공간이었다.
여기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난생처음 동물(말)과 교감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였고, 이어서 체감속도와 그 진동이 어마어마한 카트레이싱도 함께 즐겼다.
* Tip : SKT의 T멤버십이 제주에서도 상당히 유효함. 자세한 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되겠지만, 일부 관광지에
서(세리월드 포함) 50% 정도의 할인을 받고 즐길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할 것을 추천!
맛있었지만, 김밥 몇 줄에 지금까지 버텨온 우리에게는 에너지가 필요했다.
수소문했던 여러 횟집이 있었지만, 결국 그 우선순위는 모-두 함께 편한 공간이었다. 결국, 그 선택은 만인의 '쌍둥이 횟집'
아이들과 함께하는 저녁 자리에서 술 한잔 기울이며,
코가 아닌, 입으로 들어가는 회를 느낄 수 있다면! 그 무엇이 더 중요하랴- lol
모든 사진은 Leica T, GoPro Hero 3+ 그리고 iPhoneSE로 촬영되었습니다.
마지막, 4일 차 예고 : 본테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