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솔루트보드카 한국
'장사를 위해서는 나라도 팔아먹을 수 있다?'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
협찬은 '1'도 없으면서 대단히 상업적이다
앱솔루트(ABSOLUT Vodka)는 병의 모양을 모티브로 한 시각화 이미지를 연쇄적으로 선보인 인쇄 광고로 유명하다. 이는 당대의 여러 예술가들과 협업해 가며 현대 상업미술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하지만 탄핵정국에 있어 촛불집회를 병 모양으로 모티브 한 creative가 논란이다.
creative가 좋다는 의견도, 불편하다는 의견도 모두 맞는 주장들이다.
앱솔루트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장기간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 이런 논란에 대한 우려 없이 쉽사리 생각했다고 생각지 않으며, 이런 상황이 전개될 것을 생각해보지도 않고 강행했을 것이라고 생각지도 않는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는 편에 서있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앱솔루트보드카 코리아에서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고,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개인적인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기억에서 오는 더욱 큰 안타까움이 있다
2014년 10월 말 애플의 최고경영자 팀쿡(Tim Cook)이 커밍아웃을 한 사례가 있다. 당시 전 매체의 헤드라인은 'I'm proud to be~'였었다. 그리고 마침 그 날은 새로운 아이폰(5? 5s?)가 출시되는 날이었고, 나는 내가 운영하고 있던 통신사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통신사가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한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위트있는 이미지 그리고 헤드라인 copy.의 인용/결합과 함께 발행하였다.
이후, 애플 코리아 측으로부터의 거센 항의와 협박(죽이겠다는건 아니었음 ㅋ)이 이어졌고, 그 컨텐트는 지속될 수 없었다.
'이후에도 난 한 기업의 CEO가 직접 공개적으로 밝힌 팩트를 인용한 것이 뭐가 문제가 되길래 이렇게 설레발일까'라는 의문을 뭉게뭉게 피워 왔었는데, 주변 상황과 일부 사람들에 대한 이해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것이 그 포인트가 아니었다 싶다.
브랜딩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관적 있는 creaive 관점에 있어서는 정말 대단한 타이밍과 컨셉 그리고 메시지라고 인정하고 싶다.
하지만, 현 시국 아래 하나 된 국민의 입장으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로벌 브랜드가 그렇듯이 앱솔루트 나름의 글로벌 기준의 가이드가 있긴 하겠지만, 200만 명의 동의 없이 이 소중한 팩트를 브랜드와 연결시키기 위해서 좀 더 진정성 있는 접근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완벽히 하나 된 한국, 앱솔루트 코리아와 같은 Main Copy.'
그리고 '이 사진과 이 팩트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녹인 Sub. copy.'
마지막으로 '국민의 염원과 앱솔루트의 생각을 이어 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letter'
등이 함께 구성되어 있었더라면, 보다 의미 있는 반응들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러한 타협이 불가능하거나 깨버리기 쉽지 않은 장애이긴 하겠지만, 현시점에 있어 국민의 염원에 상처 입히지 않는 접근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면, '앱솔루트가 추구하는 아트적인 요소'와 '국민 염원에 대한 헌정'이 담긴, 비로소 역사적인 creative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앱솔루트의 국가 및 도시 시리즈
이와는 조금 달랐더라도 앱솔루트의 지금까지의 일관성은 조금도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Creative,
아는 만큼 떠오른다.
- 알싸한 몽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