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는 한잔만 - 7

엘레멘츠 오브 아일라 46.0

by memento

사람 속은 알 길이 없다. 진짜 그렇다. 그래서 갑작스럽지만 엘레멘츠 오브 아일라를 선택했다. 당황스러운 말이겠지만 엘레멘츠 오브 아일라는 아일라 원액을 섞어서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한다.


그리고 굉장히 친절하게도 병에 잘 쓰여있다. 스모크, 신선한 과일, 우드 스파이시하며, 버번과 쉐리 캐스크에서 숙성하였다. 지금 마시는 병의 마스터는 올리버라는 분이고, 넌칠(non-chilled) 필터에 내추럴 컬러, 증류와 블렌드는 스코틀랜드에서 진행되었다. 위스키는 상대적으로 알기 쉬운 것 같다.

그래서 맛은? 확실한 건 처음이고 마지막이고 간에 나무 탄맛이 강력하게 부각된다는 점이다. 피트!!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는 것 같았다. 아마 스모키 함과 우드 스파이시가 합쳐지면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들어오면서 부터 강력한 스모키 함이 훅 들어온다.


음, 피트함이 무엇일까? 알 것도 같지만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바텐더 분은 피트 한 위스키를 고수가 듬뿍 들어간 쌀국수라고 표현을 하셨다. 고수를 좋아하니까 알 수 있으려나?


사람 속을 알 수 없으니 위스키라도 알아야 하는 것일까 생각이 든다. 어차피 타인의 마음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바꿀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쓰는 게 굉장히 무모한 짓임을 알기에 이제는 그런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왜 이 사람은 이럴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던 젊은 날의 혈기왕성함은 이제 내려놓고, 그냥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슬프다. 몰라서가 아니라, 잘 알고 있어서 그 느낌이 너무 슬프다.


세상을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나이가, 그런 정도가, 그런 수준에 다다른 것이 슬프다. 부딪히고 이겨내는 것이 생의 의미이던 날들의 에너지가 어디 간 건 아니지만, 에너지를 굳이 써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깊게 자리 잡게 되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