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하면 떠오르는 장소는 일단 'bar'가 아닐까? 요즈음은 매일이 그런 날이지만, 그래서 40대 아저씨의 혼자 다니는 위스키 한잔만 여행이지만, bar라는 곳을 왔다.
사실 위스키를 잘 모르는 나에게 이제 알기 시작한 단어는 스카치, 버번 같은 용어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애는 피트, 쉐리 등의 단어를 알게 되었다.
안 그래도 집에서 위스키를 숙성해 볼까라는 생각에 이왕 오크통을 사게 되면 새카맣게 태워서 피트함을 키워야지, 그리고 포트와인이나 쉐리와인을 넣어서 향을 입혀야지 등의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최근 유행하는 유튜브에서처럼 말이다.
그래서 bar를 왔다. 어두운 분위기는 맞지만 진짜 전문가 바텐더가 있고 추천이 가능한, 그런 곳이었다. 벤로막과 탈리스커, 그리고 하이랜드18을 추천받고 선택한 건 하이랜드18 바이킹 프라이드 43.0이었다.
향에서는 약간의 꽃, 나무 느낌이 났는데 그리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 약한 향이라 의외였다. 아마도 오픈이 되어 공기와 약간씩은 맞닿은 덕이 아닐까?
그런데 맛을 보자마자 그 생각이 무안할 정도로 강력했다. 피트, 즉 나무가 탄 맛이 이런 걸까? 싶을 정도의 강력함이 있었다. 처음 들어올 때는 그리 강하지 않은데? 싶다가 중간부터 스파이시함과 혀에 아린 맛이 남았다. 라이위스키보다 더 강해지는 느낌이랄까?
웃! 하는 정도의 강함과 혀가 약간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오늘을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주로 월요일 혹은 주말에 위스키를 한잔씩 하는데, 월요일에는 이런 맛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생각이 정리가 안되고 두서없이 흩어지는 생각이 머리에 남는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보다 혼자 머릿속을 천천히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재미있게도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던지라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게 좋았던 내가, 어떤 순간에 사람에 지치게 된 걸까.
조금 많이 남은 한잔을 탁 하고 털어 넣어본다. 향도 맡았고, 혀에 감기는 맛도 보았으니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그 느낌을 느끼고 싶었다. 주말을 쉬고 출근한 회사는 달라진 것이 없지만 쉬다 온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 많아 스스로 독한 것을 삼켜내는 사람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