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 자체가 너를 비워준다는 감정을 담아내며
여행은 움직임이다.
내 몸이 움직이고,
내 정신이 움직이고,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나의 생각들까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상에서 고요히 머물러 있던 나의 움직임은
익숙한 환경에 잠겨
더 이상 나를 깨우지 못할 때가 많지만,
여행은 다르다.
내가 낯선 곳을 향한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내 의식은 되살아나고
긴장된 눈빛은 주위를 응시한다.
내가 늘 운전하던 차를 가지고 새로운 여행지로 가든,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로 향하든,
낯선 곳에서 익숙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나는 깨어 있다.
내 심장은 두근거린다.
몸의 모든 움직임,
몸의 작은 부분들 하나하나가
나의 정신을 깨우고
눈빛에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내가 내딛는 발자국,
내가 서 있는 이곳,
내가 둘러보는 풍경들은
오히려 나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만 같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의식되고
나의 신경 세포 하나하나는
그들을 향해 미세하게 흔들리며
나를 이끌어 또 다른 움직임을 만든다.
나는 그렇게 여행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내 몸에 받아들이고,
그곳의 삶을 잠시 누려본다.
새로움으로 가득한 그곳의 짧은 삶이
나를 받아 준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나는 오늘도
나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조용히 신경을 곤두세우며
이 여행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