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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J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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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J Jun 21. 2021

그 남자의 발걸음

가장의 무게


터벅터벅

부닥치는 바람에 후들대는 다리를

피멍이 들도록 움켜쥐고 끌고가며

울걱울걱 새어나오는 눈물을

소중히 품고있던 사진 한번 바라보고 어렵사리 삼켰다


터벅터벅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을 가르며

남자는 자신의 모습을 처량하다 생각했으리라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닮아있는

오래전 아버지의 뒷모습이 떠올랐으리라


아아,

아버지 어찌 그리 사셨나요!

발악하며 외친 물음이 메아리가 되어 남자의 귓가로 돌아오자

시작되는 정적

친절한 이정표 하나없는 안갯속을 다시


터벅터벅

슬프도록 거리를 채우는  남자의 발걸음은

오늘따라 외롭고 참으로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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