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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진 Jan 12. 2021

달콤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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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바다


며칠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 마리, 두 마리… 양을 세어 보다 50을 넘기지 못하고 이내 지겨워진다. 이럴 때 내일 해야 할 일을 걱정하기 시작하면 잠은 다 잔 것이니, 다른 것을 생각해내야 한다. 예를 들면, 달콤한 바다 같은.     

아무도 없는 해변이다. 검은 파도가 나지막이 춤춘다. 그 위로 흰 눈이 떨어져 사라진다. 구름 위에 희끗한 것이 어슴푸레한데, 달 보다는 뭔가 달콤한 것이면 좋겠다. 로쿰*이나 도넛처럼. 떨어지는 눈발과 슈가 파우더가 구분이 가지 않는다. 문득, 바다의 맛이 궁금해진다…     

어젯밤에는 여기까지, 생각을 뒤쫓다 잠들었다. 오늘은 어쩐지 일찍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 로쿰 : 달콤하고 쫀득한 터키식 과자로 흔히 터키쉬 딜라이트라고 부른다.

* 월간 <환경과 조경(Landscape Architecture Korea)>에 2020년 9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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