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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치 Sep 02. 2019

문득 그런 날,






어제는 그냥 그런 날이었다.
늦잠을 잤고,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쉬는.
그냥 그런 날이었다.

오늘은 조금, 아주 조금 달랐다.
다 지워버린 기억들이 어렴풋이 생각나고,
덜어내지 못한 마음의 미련이 떠오르고,
어쩌다 한 번씩 찾아오는, 문득 그런 날.

지나간 시간이, 머물렀던 장소가,
문득 떠오른 날, 그런 날.

흔히들 말하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내게 절반쯤 맞아떨어졌다.

절반만큼 덜어내고 절반만큼 채웠다.
약이 온전히 듣지 않는다는 것은
멀쩡히 지내다가도 문득 찾아오는 이런 날이
조금은 반갑다는 것일지 모르겠다.

내가 최선을 다한 게 잊히지 않았다는 안도감.
오늘은 그런 날이다. 네가 문득 떠오른 날.

오늘 어땠어요? 문득 생각난 이가 있나요?
당신은 최선을 다했을 겁니다.
부족해 보여도 그 순간만은 말이죠.

오늘의 나는 안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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