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기 힘든 것
가끔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때가 있다.
먹기 싫은 음식을 먹어야 할 상황이 오기도 하고
가기 싫은 곳을 가기도 하고
매번은 아니지만 한 번쯤은 그런 일이 있더라.
무언가를 마주하는 일도 그렇다.
그게 힘든 기억의 누구라던지, 되뇌고 싶지 않던 상황이던 결코 바라지 않던
'무언가'를 마주 한다는 건 맥이 풀려버리는 그런 일이다.
아니 어쩌면 온몸에 핏기가 빠져나간다는 말을
느낄 만큼 오싹해지는 일이기도 하고
그냥 피하고 싶은 마음에 눈에 눈물이 차오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마주하기 힘든 것들을 마주하는 날은 그 자체로 그대로 힘들다.
어쩌면 조금은 바라 왔을 수도 있겠지만
그냥 그대로 마음에 묻어두기를 바라던 것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별거 아니었다' 되뇌지만
지금 당장이 힘든걸 어떻게
'괜찮다, 별거 아니다.'라고 넘길 수 있을까.
누구의 일이든 나의 일이 가장 힘들고, 버겁고, 커다랗다.
그러니까 어차피 제때 못 피해서 겪어야 한다면 오롯이 바라보자.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뭣 같은 소리가 아니라.
그냥 그대로.
타이밍을 놓쳤다면 그냥 마주하기 힘든 일을, 누군가를 그대로 보자.
해결이 안 되면 어때, 많은 날 중에 하루 이렇게 바닥치고 올라가는 날도 있는 거지.
결국 시간이 흐르고 나서 '별거 아니었다' 되뇔 거 알고 있다면 혹은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그냥 바라보고 앞에 서기만 해도 조금은 나아질 거다.
결국은 무뎌지게 되니까.
마주하기 힘든 그날에도,
그냥 한 번 말해봐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