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는 날, 웃으며 안녕.

잊혀가는 것들과 그 날

by 소이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영구적'이라던가 '영원하다'라는 말은

'내 머릿속에서 혹은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어야 되겠지.


계속 사용하고 있거나 항상,

자주 보는 것들은 그리 쉽게 잊히지 않는다.

서서히 잊혀지는 것들은 보통 멀어지고,

또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잊혀간다.


어떤 사실을 잊어버린다는 망각이라는 단어는

참 오묘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절대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잊어버리게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잊고 싶은 무언가를 잊게 해주는

축복 같은 일이기도 하니까.


그리 많은 해를 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참 많은 것들을 놓치고 또 잃어버리고,

잊히는 것들을 알지 못한 채

그냥저냥 시간만 보내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내 인생은 지루하고 별 볼 일 없다며 투덜거리기만 할 뿐,

바꿀 생각은 하지도 않고 또 하루를 보내왔다.


정말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정작 잊어버려야 하는 것들은 잊지 못하고,

마음 한쪽에 두고 짐을 만들어놓고서

시간만 죽이고 말하지도 않고

'괜찮다, 괜찮은 거야.'라고 말만 하면서 말이다.


이런 생각이 나는 걸 보니 정리를 해야 할 시간인가 보다.

자연스레 잊히면 좋을 것을

이제 스스로 정리하고 잊어야 하는 시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기를.


나를 누르고 있던 것들과
짐이 되던 것들을 잊어가는,
잊혀가는 것들과 그 날에
웃으며 말해보고 싶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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