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의 세상이 더 커지기를 바라는 날에,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나는 사회의 구성품이 되기 위해서 큰 노력을 했다.
연극의 한 배역처럼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도,
좋은 아들이 되기 위해, 좋은 학생이기 위해,
그리고 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자란 나는
스스로 좋지 않은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었다.
결국, 나는 누군가에게 좋은 사회의 구성품이 되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을지언정 나는 되지 못했다.
나에게 주어진 역을 제대로 해냈을 때
느낀 것은 해냈다는 성취감보다는
그다음에 주어지는 어려운 역이 힘들게 했었다.
그게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데 마치 지루한 게임 속에서
높은 수준의 퀘스트를 받아든 것만 같은 기분.
높아진 기대치에 어떻게든 맞추려 무리하듯
걸어가 보니 미끄러지기도 하고, 잘 걸어가다가도 넘어지고,
부러지고, 다시금 일어나 둘러보니 처음 그 많던 길들은
어디 가고 발 디딜 틈 없는 좁디좁은 세상만이 보였다.
그마저도 내가 선택해 갈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이후의 나는 손바닥 뒤집듯 한 번에 바꾸기는 겁이 나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 무책임하지만 마음 내키는 대로,
누군가 상처를 받을지언정 좀 더 진실한 말을 내뱉기로,
갈 수 있는 길들 중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을 가보기로.
무책임하다고 말할 테지만, 나다운 짓을 하고
누군가 상처받는 것보다, 내가 상처받지 않을 테고
내가 고른 길이니까 기꺼이 걸어갈 수 있다.
내 우주는 작아졌지만, 내 세계는 좀 더 커졌다.
당신도 발 디딜 틈이 없는 곳에 있다면,
좀 더 당신을 찾아 당신답게 살기를 바래요.
당신의 세상도 더 커지기를 바라며,
오늘의 나에게도, 너에게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