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에 대해 써라
2024.8.20.
by
친절한 James
Aug 20. 2024
냄새가 난다.
보이지 않아도 느껴진다.
쾨쾨한 불쾌감이 뭉게뭉게 솟구친다.
좋음이 느껴지지 않는
고통스러운 두통이 생겨난다.
칫솔 수십 개가 기관지 안쪽을
문지르듯 거북한 기침이 터져 나왔다.
무엇 때문일까. 담배연기 때문이다.
Y는 담배를 좋아하지 않았다.
연기는 특히, 싫어했다. 매우 그랬다.
지금껏 한 번도 담배를 피워보지 않았다.
남들은 호기심에도 해본다고 하던데
Y는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애연가들은 낭만과 멋스러움을 말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건강에 좋을 리가 없는데
뭐가 좋은 걸까. 중독이 좋은 걸까.
담배는 마약성 기호품이다.
기호라, '즐기고 좋아함'이란 뜻,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데
기호라고 해도 괜찮을까.
담배는 맹독성 덩어리다.
40여 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 종의 유해성분으로
매년 전 세계 700만 명 정도가
흡연으로 사망한다고 들었다.
한국 성인남자 사망자
3명 중 1명은
흡연이 원인이라던데,
담배연기는 죽음의 사신이
미소 짓는 것 같다.
Y의 아버지는 끽연가였다.
이른바 골초였다.
하루에 한 갑은 보통이고
어떤 날은 두 갑 가까이 소모했다.
Y는 아버지를 좋아했지만
담배는 싫어했다.
아버지가 아무리 씻고 양치질을 해도
음산한 체취는 참아내기 어려웠다.
세월이 지나고 30년 동안 이어진
담배연기는 담뱃불보다 뜨거운
금연 의지와 가족의 열화로
결국 자취를 감췄다.
Y는 산책을 하다가 흡연자를 봤다.
담배연기는 그 사람의 코와 입에서
유령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연기는 곧 눈에 보이지 않지만
냄새는 금방 사라지지 않지.
흡연자 주위를 자기장처럼
떠돌고 있으니까.
바람을 타고 멀리 펴져나가기도 해.
보이지 않는 존재감이
코를 찌푸리고 기분을 찌그러뜨려.
공원으로 가려면 상가를 지나야 했다.
상가 거리에 담배연기가 많네.
주상복합도 그렇고.
아파트 단지는 덜한 것 같아.
배달 오토바이에서 매연처럼
솟아나는 흰구름을 흩뿌렸다.
연쇄흡연마가 활개 치는 거리에는
통행의 기분이 가뭄처럼 말라버려.
담배에 불을 붙이면 연기가 나는데
흡연자들은 필터를 거친 연기를
마시고 내뱉지만 담배 끝에서
나는 연기는 필터링이 없다.
간접흡연이 더 나쁜 이유지.
아, 앞으로는 흡연자를 피해 다니는,
숨을 참고 담배연기의 안갯길을
헤쳐 나가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기를, 제발.
오, 드디어 공원 도착이다.
마음껏 숨 쉬며 힘차게 걸어보자.
담배연기에 대해 써라
keyword
담배
냄새
연기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연재
365일 작가연습 프로젝트 9
12
현관 앞에서
13
당신이 믿고 싶은 것
14
담배연기에 대해 써라
15
집의 건축적 특징
16
서류 가방을 챙기는 중이다
전체 목차 보기
이전 13화
당신이 믿고 싶은 것
집의 건축적 특징
다음 1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