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위를 걷다 멈춰 섰어
바다가 노을을 품고 있었지
그 붉은 숨결이 수평선 위로 천천히 번지네
햇살은 이제 말없이 뒤돌고
하늘은 하루의 마지막 색을 덧칠하는 중
물결마다 빛이 반짝이며 손짓했어
그 순간, 나는 조용히 작아졌어
자연이 들려주는 이 웅장한 정적 앞에
말보단 숨이, 생각보단 감탄이 먼저 나왔지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어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가슴 한편이 채워지는 걸 느끼며
해가 바다로 걸어 들어갈 때
나는 그 하루의 끝에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시 알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