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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와 함께한 나의 꿈

by 친절한 James


와, 벌써 10주년라니!


브런치는 2015년,

“우리는 좋은 글이 가지는 힘을 믿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세상에 문을 열었다.

나는 조금 늦은 2020년에 처음 가입했다.

운 좋게도 한 달 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만, 정작 꾸준히 글을 쓰지는 못했다.

게으름 탓도 있었고, 무엇보다 마음이 글 앞에서 겸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브런치 가입 전 출간했던 첫 책 『독서희열』은 지금 돌이켜보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글이었다.

부끄럽기도, 우습기도 한 기억이다. 그래서인지 브런치에서는 글쓰기에 소홀해졌다.


하지만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는 여전히 내 곁에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나를 불러줄 것만 같았다.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한 건 2023년이었다.

물론 그전에도 국내외 의료봉사 경험을 정리해 브런치북을 발행했지만, 그때는 단발적인 시도였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한 건『365일 작가연습』이라는 책 덕분이었다.

매일 주어진 주제에 맞춰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을 1년간 이어갔다.

하루 종일 한 문단만 붙잡고 씨름하던 날도 있었고, 포기하고 싶었던 날도 많았다.

하지만 이 악물고 이어가다 보니 결국 365개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 글, 에필로그를 쓰던 날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출간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향한 작은 용기와 새로운 꿈을 얻었다.


https://brunch.co.kr/@joa4342/406


그 꿈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육아휴직을 하며, 그 경험을 글로 풀어냈다.

공직문학상에 응모했는데 운 좋게도 최종 결선에 올라 대국민 투표까지 치렀다.

결과는 아직 남아 있지만, 이미 충분히 값진 경험이었다.

동시에 나는 매일 시를 한 편씩 쓰고 있다.

처음에는 일상을 담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육아 이야기다.

육아는 단순히 아이를 키우는 일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고 성숙해 가는 과정임을 글을 쓰며 더 깊이 깨닫는다.


글을 쓴다는 건 참 놀라운 일이다.

글을 통해 나는 나를 내어놓고, 내려놓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힘과 용기를 얻는다.

어떤 작가는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바람이다”라고 했지만,

내 글쓰기 습관을 키운 건 팔 할, 아니 구 할이 브런치였다.


요즘 달리기를 한다. 혼자 뛸 때보다 러닝메이트와 함께 달릴 때

훨씬 멀리, 또 즐겁게 달릴 수 있음을 느낀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혼자 일기나 블로그를 쓰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지만,

브런치와 함께라면 글은 더 빛난다. 더 멋진 문장이 되고, 더 단단한 기록이 된다.

브런치는 정말 훌륭한 글쓰기 동반자니까.


나는 검색할 때, 출처가 ‘브런치’라면 일단 믿고 읽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빛나는 글을 쓰는 작가님들의 글은

정보와 지식, 그리고 감성을 동시에 안겨준다.

나의 글 또한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그런 의미로 다가가길 바란다.

브런치와의 인연은 내게 놀라움이자 감사다.

앞으로도 나는 브런치와 함께할 것이다.

좋은 글을 읽고, 또 그런 글을 나누며 살고 싶다.

아, 올해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해야지.

글을 짓는 집, 브런치의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의 나의 꿈 또한 이곳에서 계속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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