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브런치에 380편 정도 글을 써서 올렸다. 그 중에는 드물게 몇 천, 몇 만의 조회수를 기록한 글이 있다. 언감생심, 감지덕지, 무한감사할 일이다. 브런치 설정에서 통계를 누르면 조회수 순서대로 나와서 착각해버린다. 내 글이 많이 읽혔나보다고. 항상 제일 잘 난 글만 목록에서 보이니 못난 내 새끼들이 구석에 찌그러져있다는 걸 잊어버린다.
사실 대부분의 글들은 몇 백은 커녕 몇 십의 조회수도 올리지 못했다. 댓글도 좋아요도 한 손에 꼽는다. 아마 이 글도 그렇게 되겠지. 잠깐 내린 비로 젖은 흔적만 남아있고 금방 물기가 마른 도로처럼말이다. 쫌쫌따리로 몇 십단위 조회수를 기록한 글들을 보면 아장아장 걷는 작은 병아리떼가 모여있는 것 처럼 귀엽지만, 한편으로 서글프다. 열심히 썼건만 이미 잊혀진 아이들이구나 싶어서. 물론 쓰는 동안 조금이나마 문장이 나아져서, 글의 구성이 나아져서, 계속 쓰다보니 구독자가 늘어서 예전 글보다 지금 글이 더 읽히고 있겠지만, 그래도 내게는 예전에 쓴 글이나 오늘 쓴 글이나 잘 썼거나 못 썼거나 똑같이 소중한 내새끼다. 열손가락 중 깨물어 더 아픈 손가락이 왜 없겠나.
부러 정렬도 안되는 불편한 통계를 들어가서 이전글까지 페이지를 눌러눌러가서 가장 낮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들을 확인해본다. 내가 쌓아온 마음들을 확인하고 글을 쓰는 것으로 버텼던 시간을 돌아본다. 이렇게 써왔기에 지금 이만큼이나마 사람답게 살고있구나. 내 아픈 손가락들, 모자라고 부족함 투성이지만 진심으로 고맙고 귀한 내 글이다.
- 생각해보니 처음 브런치 개설하고 쓰기 시작할 때는 조회수 몇 십도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했었구나. 도대체 누가 읽은걸까 궁금해하고.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