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감정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arm G Jan 17. 2020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잘 된다는 것은, 배아픔일까?

아직도 풀어가야 할 숙제, 상대의 부정적인 감정을 덜어낼 방법

오랜만에 들려온 소식


인격적으로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 한 번의 만남으로 아니다 싶은 사람이 잘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실 처음에 듣고 배가 아픈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왜 되었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다.

이유를 듣고 나니 '아, 그렇게 해서 좋게 될 수밖에 없었구나!' 알게 되었다.

때론 화가 나고 불편하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내가 그 사람을 싫어하게 된 이유


내가 생각해도 나는 나에게도 엄격하지만 상대에게도 엄격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성격이 참 별로구나 생각할 때가 있는데, 어느 순간 정말로 피하게 되는 관계는 바로 초면에 다른 사람의 사적인 이야기나 뒷담을 하는 것이다.


좋은 분일 거라 생각한 나의 착각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뒷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전한 사람도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후 개인적으로 한 번 만날 일이 있었는데 대놓고 말했다.


"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저에게 대놓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는 말을 전한 상대에 대해 머쓱 거리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 편해지는가 싶었는데 초면에 나에게 내 지도교수님 디스를 했다. 와. 할 말을 잃었다. 이후 부정적인 감정이 나에게까지 전해지니 여간 불편할 수가 없었다.

그가 올리는 인스타그램의 감사가 넘치는 이야기, 사람들에게 정성을 베풀었다는 이야기... 모든 이야기들이 위선 같았다. 이후 친구를 끊고 더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감정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갖는걸 꽤 싫어하는 편이고, 회피하는 성격이 되어버렸다.

당사자에게 따지긴 괴롭고 나는 답답한 그런 상태가 오래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들게 하는 사람들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에너지를 쏟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이 감정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인별에서 한 글귀를 발견했다.


"우리 엄마가 누굴 싫어하는 감정은 금방 바뀔 수 있는 거니까 남한테 말하고 다니지 말래.

내 순간의 감정을 다른 사람은 계속 기억한다고..."


그 사람이 나에게 말했던 감정이 나에게 오롯이 각인되면서 내가 그 사람에게 누굴 싫어하는 감정을 같이 경험하게 되고, 기억하게 된 것이다.


누구든 자신은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한다. 나도 나 자신에게 때론 썩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나도 때론 뒷담을 한다. 나라고 성인군자는 아니지만... 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녹록지 않음을 알게 되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가벼이 덜고 싶을 때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나에게 인사이드 아웃처럼 새로운 감정이 생겨난 것인가? 허헛.



배아픔으로 생각해도 괜찮고, 싫음에 대한 분노도 괜찮아.


배도 아프고, 왜 그런 사람이 좋은 일이 생겼나는 분노도 당연히 생길 수 있다.

감정은 그렇게 올라오기도 하고, 폭풍우를 일으켰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잠재울 수도 있다.

그게 사람이니까.


나는 언제나 잔잔한 호수의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 어려운 숙제고,

하루하루 내가 만나고 있는 감정을 소중히 여겨주고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 알아차릴 때 피하지 말고 마주하며 아껴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 아침엔 이런 나를 위로하며 따뜻한 핫초코를 먹으면서 가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