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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Oct 01. 2021

지구를 위하여

부엌을 닫다




심사숙고 끝에 조금씩 단품으로 주문해먹던 반찬을, 아예 세트로 주문했다. 두식구뿐이어서 한번 만들면 못 먹고 버려지는 음식이 많았다. 손 큰 엄마를 닮은 탓이리라. 2인용 세트 주문으로 한 주간을 커버할 수 있다면 경제적인 면에서나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면에서도 훨씬 이익이다. 집에서 노는 가정주부가 이 무슨 게으름인가 하실 분이 많겠지만, 시간이 많아 음식을 자꾸 하고 버리게 된다는 말이다.


거창하게 말하면 지구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019년도의 미국을 예로 들면 전체 식량 중 40%는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 중량으로 따지면 하루 16.5만 톤 이상이며 전 세계 최대 축구 경기장이 매일 음식물 쓰레기로 메워지는 셈이다. 그렇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미국인은 8명 중 1명이며 전 세계적으로 8억 2,000만 명이 영양실조로 고생한다. 전체 식량 중에서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지만 굶주려서 죽는 사람은 전 세계에 8.2억 명에 이른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다.


음식이 부패하면 냄새도 대단하지만 메탄가스가 밖으로 나온다. 메탄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 28배 에 달한다. 그러니까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크다. 음식물 쓰레기는 쓰레기 처리나 식량 비축에 족쇄가 되며 나아가 기후 변화와 자연 생태계 다양성 상실, 오염 처리라는 전 세계 3대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고상한 핑계를 들이대며 부엌문을 닫을 궁리를 해봤다. 텃밭과 미니 과수원의 과일과의 물물교환으로 집에 먹을게 넘쳐 일단 실험적으로 해본다. 우리 부엌을 대신 책임질 #ummakitchen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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