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아 Dec 16. 2021

개님의

환갑잔치



이정아/수필가


동생집 개가 입양된 지 10년 되었다. 사람 나이로 치면 60 환갑인 셈이라나? 검정 푸들인 콜라(개 이름)는 그 집의 막내딸로 행세하고 있다. 개를 예뻐하던 시집간 조카가 콜라의 환갑 이벤트를 만들었다.


호텔에 반려견 전용층이 있는데 생일개를 위해 견주와 개가 함께 숙식을 한단다. 일박하고 나오는데 특식으로 개 앞으로 한우 불고기가 나오고 견주는 미역국 조찬을 먹었다고 들었다.


H 호텔이 반려동물과 함께 호텔에서 휴식을 즐기며 색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만든 ‘VIP (Very Important Pet)' package 라나 뭐라나.


Person 대신 Pet이 우대받는 개판 세상. 웃픈 격세지감이다. 생일 고깔을 쓰고 포토월에 선 개님들.


최고급 재료로 조리한 펫 전용 식사에 각 객실에는 허츠 앤 베이 (Huts and Bay) 티피 텐트, 비엔비엔 (BIENBIEN) 애견용품 등 ‘펫팸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각종 프리미엄 브랜드의 펫 라이프스타일 상품이 비치되어 있고, 반려동물을 동반한 투숙객들의 편의성을 위해 배변패드, 배변봉투 등 필수 용품도 함께 제공되었다고.


반려동물 전용 라운지가 마련돼 있으며 반려동물과 함께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호텔 주변 남산 트레킹 코스 지도가, 반려동물 유모차 사용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로띠에 노블레스 돔 (Lottie Noblesse DOME) 유모차를 무료 대여해준다나?


이번 방문 중에 동생집에 오래 머물면서 큰 신세를 졌다. 병원도 동행해주고 삼시세끼 정성으로 보살펴준 올케에게 감사하다. 미국 돌아가는 일정이 늦어져 본의 아니게 동생들이 마련해준 생일상도 받았다.


큰 동생이 사준 한정식도 먹고, 떡도 금일봉도 받았다. 작은 동생이 준비한 케이크도  미역국도 감사했다. 동생들과 함께한 생일은 성인이 되어 아마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고마운 한편 나보다 한 달 앞서 생일을 치른 ‘개님’과 은근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일까 ㅎㅎ


아서라 마서라, 나도 곧 사랑하는 이들이 기다리는 미국으로 돌아갈 테니^^


검정푸들 콜라의 생일 밥상
개와 함께 쓰는 침실

포토월의 개님^^

작가의 이전글 우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