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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Dec 29. 2022

신장 이식

10년 소회

신장 이식 수술을 한 지 10년이 되어간다. 죽음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다가 신장내과 주치의 선생님이 “아무래도 이식해야겠는데요?”하는 날이 마치 사형 선고받는 날 같았다.


 매일매일 사는 것이 조금씩 죽음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긴 해도 죽음을 예상하거나 기대하고 사는 사람은 없다. 나도 이런 큰 수술이 없었다면 막연하게 하루하루를 허비하며 살았을 것이다.


게으른 내게 정신 번쩍 들게 한 사건이었고, 남편에 대해 가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멀리 사는 동창들의 성원과 보살핌이 없었다면 한국에서의 치료를 위한 장기 체류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우렁각시 같았던 도움의 손길들 - 형제자매 친구 교우 스승을 생각하면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 계기였다.


도움을 받은 만큼 그분들에게 바로 되 갚는 게 아니라 다른 이에게라도 돌려주려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던데 조금은 철이 든 듯싶고 남은 인생은 이웃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삶을 살고 싶다.


#신장이식#10년 소회#모든 것 이은혜#감사#덤으로 사는 삶#서울대 미주동창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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