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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아 Jan 03. 2023

내로남불

교회 떡국

“교회에서 밥 주는 거 안 했으면 좋겠다” 고 노래 불렀다. 절기 때만 밥을 하면 좋겠다. 땡스기빙, 성탄절, 설날, 교회 창립일처럼 이름 붙은 날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구역 단위로 순서가 돌아오는데 작은 인원이 300인분 넘는 식사를 준비하느라 힘이 드는 데다, 밥 먹는 게 메인인지 예배가 메인인지 모를 지경이다. 국밥 말고 떡이나 빵으로 하면 수월할 텐데 누군 마리아고 누군 마르다인가? 하고 종종 불평했다.


어제 신년 첫 예배는 설날과 겹쳤다. 의레껏 떡국이려니 하고 교회에 갔다. 봉사 부서가 새로이 바뀌어 부엌담당이 바뀌었다. 나는 그대로 도서부 여서 일찍 가서 도서실 문 열고 앉아 있으려니 부엌 쪽이 소란하다. 새로 된 당번들이 모여하는 첫 끼 음식이어서 의견이 분분한가 보다 했다.


예배 후 따끈한 떡국 한 그릇 기대했더니 국그릇에 모둠떡을 담아 놓았네. “이게 다예요? “ 하고 섭섭한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내로남불 일세 ㅎㅎ


할 수 없이 집에 와서 저녁으로 새해 떡만두를 끓였다. CJ 사골곰탕에 끓인 떡만둣국, 친구가 보내온 굴비 굽고, 친구가 크리스마스 파티 때 가져왔다 남은 갓김치 담고. 내가 한 거라곤 육전 10조각에 파무침. 쉽게 넘어간 설날이다.


#2023 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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