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다짐
붉은말의 해, 새 다짐
이정아
친정집 거실에 붙어있던 말 그림이 있다. 엄마 돌아가시고 작은 유산 나눌 때 그림도 몇 점씩 나누어 가졌는데, 지금은 세 동생집 중 어느 한 집에 걸려있을 것이다. 고암 이응로 선생의 1966년 병오년 신년휘호로 짐작된다. 환갑이 된 그림이다.
그 이후 60년인 올해 2026년도 병오년(丙午年)이며 붉은말의 해다. ‘병(丙)’은 불의 기운을 갖고 있으며, ‘오(午)’는 12 간지 중 일곱 번째 동물인 말을 나타낸다. 고래로부터 붉은색은 태양을 상징하며, 영원불멸의 힘, 열정 등 생명력과 재앙과 질병을 물리치는 이미지로 각인 돼왔다. 말은 현대 사회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도전하는 상징적 힘의 이미지로 인식된다.
인디언들은 달력을 만들 때 주위에 있는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주제로 그 달의 명칭을 정했다. 풍경으로 1월을 묘사한 '눈이 천막 안으로 휘몰아치는 달( 오마하족 ), 나뭇가지가 눈송이에 뚝뚝 부러지는 달( 주니족 ), 얼음 얼어 반짝이는 달(테와 푸에블로족), 바람 부는 달(체로키족)' 등이 있다. 한편 마음의 움직임으로 표현한 '1월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아리카라족)'도 있다.
매서운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추운 1월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물면서 자기 성찰을 하는 달이라니 얼마나 멋진가? 새해의 새 다짐과 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어 감탄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365개의 새 날을 하늘의 선물로 받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들이다. 365개의 날 중엔 슬픔과 좌절의 날도 기쁨과 희망의 날도 있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성경에는 365번의 '염려하지 말라'가 쓰여 있다니 인생살이는 매양 근심을 안고 사는 일이 아닐까 싶다. 동서고금을 막론하여 남들도 그러하다는 말인 듯 하여 적지아니 위로가 된다.
문인이라면 독서를, 직업 가진 이는 일을, 학생은 공부를 어제 상태에 머무르게 두지 말자. 매일 조금씩 더 쌓아 나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위대한 나'로 새롭게 태어나지 않을까?
새해에 갖는 저마다의 다짐을 한 글자로 쓰면 '꿈' 두 글자로 쓰면 '희망', 세 글자로 쓰면 '가능성' 네 글자로 쓰면 '할 수 있다' 일 것이다. 새해를 맞는 모두에게 이 축복의 다짐이 함께하기를 기원드린다.
고암 이응로 선생의 1966 신년 휘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