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해외로 가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가져봤다는 꿈, 세계 일주.
어릴 적부터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다양한 언어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생각해 보니 한때는 장래희망이 외교관이었던 적도, 파일럿이었던 적도 있었다. 꼭 두 직업이 아니더라도 한 달에 한 번은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직업이 가지고 싶었지만, 내가 대학에 들어가며 선택한 학과는 천문학과였다. 꿈꾸고 상상하는 게 좋았던 나의 관심은 이미 세계를 넘어 있었달까.
꿈 많던 10대 시절을 뒤로하고 성인이 된 나는 현실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무렵엔 NASA나 천문학자는 더 이상 나의 목표가 아니었다. 현실은 영화와 달랐다.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부터가 난관이라고 느껴졌다. 한때는 꿈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그중에서 할 수 있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더 이상 없다는 것은 나를 좌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심각하게 내적 방황을 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중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는 두 번의 고민도 없이 바로 그 기회를 잡아 떠났다.
중국에서의 어학연수 생활은 너무 즐거웠다. 오전에는 중국어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놀러 다니며 내 인생 최고로 자유롭고 신나게 살았다. 그러다 알게 된 어학연수생 중에 은퇴를 하고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노부부를 알게 됐다. 살아보고 싶은 나라에 가서 어학당에 등록해 언어를 배우며 여행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중국 다음 행선지는 일본이나 한국을 생각하고 있다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너무 부러운 마음이 드는 한편, 나의 지난 꿈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 그렇게 다시 찾은 소중한 나의 꿈을 가슴 한켠, 잘 보이는 곳에 장착한 채 나는 한국에 돌아왔다.
남은 학업을 이어가던 중,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접하게 됐다. 늘 궁금한 분야였는데, 막상 해보니 꽤 재미있었다. 학기가 끝나고도 독학으로 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러다 다음 학기에 교내에서 학우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을 한다는 플랜카드를 발견했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했다. 내 인생의 방향을 바뀌게 만든 아주 중요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도전의 이유는 단순했다. 프로그래머가 되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이것이야말로 세계를 돌아다니기에 딱 적합하다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 번째 기회는 금방 나를 찾아왔다. 하지만 해외취업이라는 기쁨에 들떠 제대로 알아보지도, 준비도 하지 않은 채로 훌쩍 떠났던 나는 톡톡히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크니 꼭 손해만 본 것은 아니었다. 해외취업을 위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준비도 당연한 거지만,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기술과 경력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나는 온갖 분야의 직무와 직장을 탐험하며 꽤 제멋대로 경력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것이라면 해보지 않고는 못 참는 성격 때문일 수도 있고, 부당한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도 한몫했겠다. 그렇게 3년쯤 보내고 나니 내가 가진 기술과 장단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해외로 눈을 돌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봐야 할 때가 왔다.
이직요정은 당신의 꿈과 도전을 응원합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