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요정의 백수인생』
멋진 엄마가 되고 싶다.
돈 많은 백수도 되고 싶다.
재밌는 글을 쓰는 작가도 되고 싶다.
공감 가는 연설을 하는 강연가도 되고 싶다.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도 되고 싶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래서 할 일도 많다. 꿈 많은 백수는 매일 바쁘다. 그럼에도 백수라고 불린다. 직업이 없으니까.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선택을 못한다. 그래서 집중도 못한다. 이걸 하고 있으면 못해 본 저게 생각나고, 저걸 해볼라치면 이건 어쩌나 싶다. 그러면 진전이 더뎌지고,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으니 지쳐버린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된다. 불안감이 몰려온다.
불안감 속에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길어지니 무기력증이 찾아온다. 무기력증이 오면 이걸 극복해 보자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그냥 어둠 속에 축 늘어져있는다. 음악조차 틀기 귀찮아서 정적 속에 그저 멍하니 누워만 있는다. 한 일주일 그러고 있으면 내 안에 방출해야 할 에너지가 쌓여있는 게 느껴진다. 그러면 또 잠시 반짝 힘내서 다시 이것저것 해보거나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서 실행해 본다.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또다시 무기력증이 찾아온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다시 반짝 힘내는 때 일 수도 있다. 무기력증이 왔을 땐 잘 못 느끼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만큼 끔찍한 게 없다. 무기력증이 또다시 나를 지배하게 두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난 이뤄야 할 꿈이 아직 많으니까.
선택과 집중을 못 하겠다면 나는 포기하기로 했다. '@@가 되고 싶다'를.
멋진 엄마가 되기를 포기하고, 그때그때 아이와 눈 맞추며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
돈 많은 백수가 되기를 포기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백수가 되기로 했다.
재미있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를 포기하고, 쓰고 싶은 글을 매일 쓰기로 했다.
공감 가는 연설을 하는 강연가가 되기를 포기하고, 먼저 주변에 공감해 보기로 했다.
실력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기를 포기하고, 만들고 싶은 것들을 꾸준히 개발하기로 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이제야 새삼 깨닫는 기분이다. 다 포기하고 하나만 고르느니, 더디더라도 전부를 해보는 것을 선택하겠다. 거쳐야 할 과정을 하나하나 지나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해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길을 발견할 것임을 믿는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백수'가 되기로 했다고 했지만, 이제 백수는 그만하고 싶다^___^
오늘 하루도 열심히 버티고 있는 모든 백수들을 응원하며,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