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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초 Jan 31. 2024

일 안 하고 뭐 했니?

9시간이나 회사에 있으면서

병신 같다.


인사이동을 앞둔 마지막 날이라 이동을 앞둔 사람들이 짐을 싸고 업무 인계인수서를 작성하고 떠나는 마당에, 아직도 서류철을 끌어안고 낑낑대고 있다. 최대한 쳐낼 수 있는 데까지 쳐내려고 하는데 , 무슨 전화가 그렇게 많이 오는지. 전화받다 보면 하루가 다 갈 지경이다. 전화받으면 일처리가 늦어진다고 상사의 잔소리, 전화 안 받으면 전화통화 어렵다고 민원인 폭발.


회사에 머무는 시간을 계산해 봤더니 9시간.

월급 깎이는 7시간 단시간 근무는 왜 쓰는 거야 도대체. 내가 신청한 단축근로시간은 9시부터 4시 30분. 출근길이 막히기 때문에 7시 이전에 나와야 해서 회사에 7시 40분에 도착한다. 하루 중 제일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난 왜 일이 진척이 없는 걸까. 업무 매뉴얼을 제대로 습득 못해서일까, 규정을 완전히 익히지 못해서일까,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서일까.


인계인수서를 작성하지 못한 이유는,


손가락질당할까 봐.

저 아줌마는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안 한 게 이렇게 많았어?


 앉았던 자리를 미친 듯이 치우는 중인데, 집안일처럼 치워도 치워도 자꾸 생긴다.


 2시간 자고 일어나 잠을 청해봤지만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은 6시에 출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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