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첨삭을 하는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오늘 아침 최근 해외에서 chatGPT를 활용해 레쥬메를 썼을 때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글 자소서는 어떨까 싶은 마음에 서비스를 켜고, 테스트를 해보았는데요. 결과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우선 chatGPT를 켜고 첫 번째로 한 한글 질문은
'한국어 자소서 가능해?'입니다.
당돌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일단 무시하고... '팀워크'를 주제로 500자 내외 작성을 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첫 질문 후에 조금 놀람 + 충격을 받았습니다. 질문 + 자소서 작성의 기본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이 정도 수준이면 글을 조금 쓰는 친구들이 쓴 것으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평가 정도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공기업 자소서 평가였다면... 중간 이상?
그래서 하나 더 물었습니다.
'내 역할을 좀 더 강조해 줄래?'
첫 문단의 대답처럼, 제가 한 질문의 의도를 알아챘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팀원 중 한 명이라는 기존 문장에서 '내가 이를 하게 되었다'로 내용의 포커스가 바뀌었습니다.
정확하게 '내 역할을 강조' 한 것이죠. 물론 이는 사실여부와는 상관없습니다. 어느 분의 평가에 따르면 chatGPT는 수많은 문서를 분석해 빠르게 연산하여, 다음에 무슨 말이 올지 예측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예측'에 따른, 그럴듯한 말 (쉽게 말하면)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 더 물었습니다.
'대학교 축제 준비 사례로 바꿔 줄래?'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분도 소요되지 않았습니다. 우선 내용의 주제가 180% 바뀌었습니다. 그것도 제가 요청한 주제로 말이죠. 또 대학교, 축제 그리고 내 역할이 강조된 주제를 이어와서 쓴 내용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상적인 것은 마무리 두 문장은 그대로인데.... 복붙을 했다고 하더라도... 팀워크의 결과로 보여주어야 할 모습, 깨달음까지.... 무엇으로 글을 마무리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후에 인상적인 것은 실제 자소서 항목의 질문을 가져와 보았는데요. 여기도 그럴듯한 답을 하였습니다.... 물론 그대로 제출할 수준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르면 더 완성도가 높아지겠죠.
우리는,
자소서를 쓰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초안'으로서 역할을 할 소재를 만드는 것입니다. 질문의 결과로 나온 내용은 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초안으로 다듬어 첨삭을 하며 완성도를 높여야 합니다. 더불어 잘못된 답변, 내용도 바로 잡아야 하고.. 글자 수도 맞추어야 하죠.
그러나 글을 시작하는 두려움, 어려움은 커버해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만 해도 엄청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기업은,
자소서를 변별할 힘을 키우거나, 면접 등 추가 전형으로 사실 검증에 힘써야 합니다. 애초에 자소서를 없애고 현장에서 글쓰기를 해서.. 역량을 검증할 수 있죠. 즉 대충 서류 전형을 만들고, 통과시켰다가 낭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더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이 생긴 것이죠. 매일 같이 자소서를 보는 저도 놀라운데 말이죠.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셨나요?
chatGPT가 의외로 단순한 계산은 어려워한다고 하죠. 글을 만들고, 문장을 만드는 데는 천재적임에도 말입니다. AI의 특정 능력만 훈련된 결과이기 때문이죠. 또 이순신과 이지스함을 섞은 문장을 사실처럼 만들듯... 쉽게 말하면 거짓말 구분은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럴듯하게 완벽에 가까운 문장을 만드는 것이 그 로직이라고 하죠.
그나저나 큰일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어찌해야 할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