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스펙의 허구
매 년 취업 시즌이면 '스펙' 얘기가 나옵니다.
흔하디 흔한 스토리는 스펙은 기계에나 붙이는 것이다라는 말인데요. 맞습니다. 그런데 어떤 말도 자주 쓰고, 대중적이 되면 일상적 언어로 활용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스펙'이라 하면 오히려 취업/이직에 필요한 무엇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죠.
그런데 이 스펙이란 것을 잘 알고 활용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입니다.
기계라면 특정 목적을 위해 사용하며 조건에 맞는지 확인하는 기준이 되는 디테일이 바로 스펙이지요. 이를 취업으로 옮긴다면 '스펙은 취업이나 이직과 같은 회사 입사 과정에 맞추어야 할 디테일'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은 하이닉스의 합격자 자소서 검색 후 보여지는 스펙의 내용입니다. 하이닉스라 함은 반도체 관련 직무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희망하는 기업이죠. 청주 / 이천에 회사가 있고, 보상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에 합격하는 친구들 (직무를 고려하지 않음) 보면 위와 같이 흔히 말하는 스펙이 년도별로 천차만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수도권/지방대가 섞여 있고, 영어 점수도 700점대에서 900점대까지 다양합니다. 학점도 그렇지요.
한 연구에 따르면 모든 것을 블라인드 처리하고 시험 / 면접을 거쳐 합격한 분들의 결과를 보면 대부분 높은 스펙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경쟁에 장점을 가진 친구들이 있기 마련이란 얘기인데요. 시험을 치는 곳일 수록 이런 현상은 조금 더 도드라진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마 스펙 외적인 무엇이 채용 과정에 작용한 것이겠지요. 예를 들어 서류는 턱걸이일지 몰라도, 인적성을 잘 봤다거나.... 면접을 엄청 잘 봤다거나... 직무 준비를 잘 한 케이스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하이닉스의 결과처럼 무조건적으로 높은 스펙이 합격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무조건적으로 남들이 가지는 스펙을 따야하는 것에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엔지니어라면 해당 직무에 필요로 하는 학과, 상세 전공과 성적 그리고 자격 등이 있습니다. 반도체라면 전기전자가 유리할 것이고, 중공업은 기계학과, 화학산업은 화학공학과 같은 전공이 유리하겠지요. 또한 전공에 성실함은 학교 성적, 상장, 장학금 등의 결과로 나타나니 이 것들이 조합되어 직무 전반에 매칭이 될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 어학 등은 부수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고, 지역/역량 등 기타의 부수적인 평가가 서류 / 면접에서 반영되어 최종 합불을 결정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 적용 되는 기준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원자 입장에서 스펙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전략이 필요한데요. 다음과 같이 제안을 드릴 수 있습니다.
#1. 직무에 필요한 지식관련 스펙
- 전공 / 학점 + 학교
- 외부 직무 관련 교육
- 자격증의 유무 (졸업 수준에서 취득 가능한 것)
#2. 직무 실행에 필요한 역량
- 경험을 통한 역량의 근거
- 연관 될 수 있는 외부 경험들
- 인턴 등 실무에 근접한 경험들
이를 놓고 카테고리를 만들어 관리 / 취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 영업을 한다면 1번의 직무 지식은 산업으로 변경/대체되는데요. 연관 된 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얼마나 풍부하고, 이슈를 잘 알고 있는지가 핵심이 될 것입니다. 직무 다음이 산업/기업의 이해이니 당연한 것이기도 하죠. 그리고 영업의 경우 2번 항목이 더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외부 경험을 통해 실제 제품을 팔고,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에 장점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최초 직무를 정하기 전이라면 지식과 경험의 두개 카테고리에 현재까지의 모든 경험/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이후에 직무가 정해지고 확신이 들면 좀 더 디테일하게 상세 카테고리를 만들어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어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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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은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 되는 기계의 디테일이라 했습니다. 취업에서는 합격을 위해 활용 가능한 나의 자원, 디테일이라 설명할 수 있지요. 지식과 경험은 가장 큰 카테고리의 스펙입니다. 지식은 배우는 것, 경험은 그 외 내가 보고, 듣고 느끼게 되는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아무리 좋은 스펙의 기기라도 해당 능력을 이해하고, 활용하지 못하면 쓸모가 없습니다. 취업에 있어서도 스펙의 준비와 활용은 비슷합니다. 무엇이 필요하고, 나에게 있는지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지요. 특히 낮은 학년의 경우 '어떤 스펙이 필요한가요?'라고 묻기도 하는데요.
경험하세요, 무엇이 되었든.
나를 표현하는 경험의 양이 많을 수록, 나의 역량과 강점은 더욱 강조되고, 상대방에게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by 이대표 (http://blog.naver.com/riverside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