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대표 Nov 10. 2021

협업 망한 썰, 두 번째 이야기

니 내 눈쥐 아뉘!! - 빌런을 만나다

제가 장첸을 만난 건 아니지만,

범죄도시의 빌런만큼 저의 협업 인생에도 무서운 빌런을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빌런이었다기보다, 알고보니 빌런이었던 셈이네요. 그분은 본인이 얘기하는 것만 보면 엄청난 학벌과 스펙의 소유자였습니다. 유명 석학과 콜라보도 했고, 콘텐츠를 만든다는 얘기도 했었지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왜 나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는 협업 막지 않는다'는 신념 아래 미팅을 했습니다. 생각이 비슷한 부분도 있었고, 뭔가 까탈스러워 보였지만 깔끔해 보인 외모나 성격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죠. 몇 번의 과정을 통해 협업을 위한 틀을 만들었는데요. 마지막 미팅을 하는 순간에 들었던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나에게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일까?'


도원결의를 하고 온 날 약속을 깨는 느낌이긴 했지만.... 진행이 어렵겠다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쏟아지는 악담을 톡으로 보고 있자니 '이런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이후에도 무슨 생각인지 저에게 다시 메일을 보내며.. 그때 오해가 있었다고 다시 잘해보자 하더라고요. 당연히 가차 없이 '스팸'으로 처리를 했는데요.


이후에 다른 대표님을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그쪽에 제안한 내용은 더 가관이었고... 그 과정에 그 대표님도 곤란한 상황에 머리 아팠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오는 협업을 막지 않기 때문에 초반에 빠르게 받아들이고, 진행까지 노력하는 편이긴 합니다. 다만 '문제가 생겼어'라는 말을 하게 된 순간에 발을 빼기 모호해져서 마무리가 나빴던 것이 흠이라면 큰~ 흠이 되고 있죠. 이런 빌런을 만나 마무리 짓기까지 에너지도 뺏겨야 하고, 이후에 협업 과정이 긍정적으로 느껴질 리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실 1인 기업으로 지내며 '협업, 네트워킹'에 대한 강박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것도 능력이거나, 성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을 하면 자신의 것에 집중하라는 멘토분들의 말씀을 종종 듣습니다. 내 것을 더 날카롭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내 칼을 갈아 줄 사람을 찾는 꼴이랄까요. 물론 필요한 시점이나 상황은 있지만... 제 칼은 제가 스스로 갈아야 한다는 것을 이런 협업 실패 과정에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도 혼자 사업을 하시면 협업에 대한 강박보다 내 사업이나 실력을 더 날카롭게 갈고닦는 것을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회사란 조직은 당연히 협업이 필요합니다. 나는 one of them이니 그런 one 이 모여야 결과가 나오니까요. 그러나 내 사업은 다릅니다. 내가 해야 하죠. 나의 결정과 의지로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대표.

매거진의 이전글 협업 망한썰, 첫 번째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