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좋아지는 그즈음.
어렸을 때.. 음.. 그러니까 내가 초등학교 5~6학년쯤 일 때.
아빠의 택시 뒷자리에 나랑 동생이 타고 엄마는 아빠 옆에 앉아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날이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어디 가서 뭐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한 가지 아주 뚜렷하게 기억이 남는 장면이 있다.
" 영주야~ 영미야~ 여기 오른쪽 좀 봐봐 꽃 너무 이쁘지~? "
우리 엄마 나이 서른다섯 지금의 나보다 한참 어린 나이였던 그때의 엄마는 꽃을 참 좋아했다.
한창 꽃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시간을 좋아했던 우리 자매는 엄마가 꽃을 보고 감탄을 하든지 말든지 관심은커녕 엄마나 보라며 퉁명스럽게 한마디 뱉어내고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동생과 둘이 포개어지듯 몸을 구겨가며 좁은 뒷자리에 누워 잠 자기에 바빴다.
서른아홉 살
인지 서른여덟 살 인지 이제 헷갈리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그냥 한 해가 지나가는 것에 의미를 둘 뿐 내가 몇 살이 되었는지는 의미가 없는 나이가 되었다.
사람들을 만나도 나보다 언니인지 동생인지만 확인이 되면 그 뒤로는 그녀가 몇 살 인지도 관심이 없고 존댓말을 해야 하는지 받아야 하는지만 확인하면 될 일이다.
이렇게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언제까지 청춘일 줄 알고 흘러가는 시간 앞에 허세를 부리며 낭비했던 그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라는 고리타분한 그 말이 가슴에 콕! 박혀 가슴을 찌릿하게 만들고 나를 새벽 4시에 일어나게끔 하는 힘이 되었다.
꽃을 좋아하는 엄마가 했던 말과 행동들을 고스란히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본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거봐 이년아~! 나이 먹으면 다 그렇게 되는 거야~!"
아! 카톡 프로필 사진만큼은 꽃으로 바꾸지 말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