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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업학개론 Nov 05. 2020

오늘도 답답한 면접의 연속

브런치 북을 통해 취업에 관한 생각들을 짧은 글을 통해서 전했다. 어떤 내용을 담으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생각하다가 실제 면접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젊은 조직이다 보니 직원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잦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력 충원을 자주 하게 되고 저자 본인은 채용 횟수가 잦은 편이다. 


덕분에 이러한 실제 면접 내용을 토대로 취업 준비 중인 이들에게 보다 생생한 이력서/자기소개서의 현실과 면접 내용을 공유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현재 진행 중인 일본 마케팅 팀과 국내 마케팅 팀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실 사례를 공유하고, 채용 담당자로서의 생각을 함께 전달하고자 한다. 


오늘 면접 본 지원자의 경우, 일본에서 장기간 체류한 지원자이다. 20대 중반 나이로, 15년 정도를 일본에 거주하였고 대학도 일본에서 졸업하였으니 일본인을 채용한 것과 다름없다. 다시 말하면, 일본어학과를 전공하였거나 JPT, JLPT와 같은 적당한 시험 성적으로는 이 지원자와 사실상 언어적으로 경쟁하기는 힘든 점이 있다. 


물론, 언어만 잘한다고 해외 마케팅 팀에 채용을 하는 것은 아니니 반대로 너무 기죽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마케팅 팀에서도 포지션에 따라 언어가 많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상대적으로 언어 능력에 대한 부분이 덜한 자리도 많기 때문이다.  


이 지원자의 경우, 일본에서 건축 관련 전공을 하였다. 졸업 후, 일본 건축 회사에서 3개월 정도를 일하고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1년여 동안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지냈다 고 한다. 더욱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봐야겠지만, 채용담당자인 본인은 아래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잘하면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반대로 두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약할 경우 탈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1.     건축 전공을 하였는데 화장품 회사 마케팅 직무에 지원한 이유는? 

2.     건축 회사에서 3개월 일하고 프리랜서로 일본어를 가르친 이유는? 



1번 질문을 통해서 알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건축 전공이어도 좋다. 다만, 화장품 회사에 정말 관심이 있는지? 마케팅이라는 직무에서 정말 일하고 싶은지? 화장품 회사 마케팅 직무에 맞는 성향의 사람인지? 


정말로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일본 화장품 시장이나, 유튜버들 영상을 찾아본다거나, 블로그를 쓴다거나 하는 식의 구체적으로 실제 본인의 관심사를 어필할 수 있으면 합격. 그렇지 않고, 여자라서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 라던지, 일본과 한국 두 곳 모두 잘 알기 때문에 한국 브랜드의 일본 마케팅 팀에 적합하다는 식의 두리뭉실한 답변이면 탈락시킬 참이었다.   


지원자들의 두리 뭉실하게 관심이 많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단언컨대 채용 담당자 눈에는 정말 관심이 있는 것인지, 혹은 적당히 둘러대는 것인지 어지간하면 분간이 간다. 배가 고파서 밥 먹는 것을 좋아한다 식의 내용으로 본인의 관심사가 표현되지 않도록 다시 한번 고민 해 보길 바란다.  



2번 질문을 통해서 알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건축회사에서 3개월 일하고 그만둔 이유가, 본인의 문제인지. 회사의 문제(경영상의 이유 등)인지? 왜 그렇게 짧은 회사 생활은 한 것인지? 우리 회사에 와서도 금방 그만두는 성향인 것인지? 만약 건축 회사 업무가 맞지 않아서 그만둔 것이라면, 왜 그때 바로 화장품이나 마케팅 관련 일을 찾지 않고 과외를 한 것인지? 


만약, 본인의 의지로 새로운 진로를 찾기 위해 그만두었으나 취업이 어려워 일본어 과외를 하면서 구직활동을 하고, 관련 공부를 하였다고 답하면 합격. 그렇지 않고, 적당히 회사가 안 맞거나, 일이 안 맞는 것 같다는 식의 답변을 하면 탈락시킬 참이었다.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는 어설프게 일하고 그만두는 지원자를 꺼려한다. 불 보듯 우리 회사에 와서도 어떤 핑계로든 그만 둘 가능성이 99% 임을 알기 때문이다. 


오늘 면접 결과는 탈락. 

위 질문의 답변에서 두 질문 모두 탈락에 해당하는 답변을 하였고, 빠르게 면접을 마무리하였다.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 여러분.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고자 하면, 구체적으로 본인이 관심 있는 일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사실에 기반해서 설명을 하셔야 앞에 앉아 있는 채용 담당자가 이해를 하고, 설득이 됩니다. 


좋아하는 이성이 있습니다. 말로만 ‘사랑한다’라고 하면 관계가 발전할 수 있나요? 

그게 아니라, 상대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멋있게 차려 입고, 선물도 주고, 기념일엔 이벤트도 하지 않으신가요? 취업 면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심사에 대한 실체가 없으면 면접관을 설득시킬 수 없습니다. 


명심하세요. 


여자라서 화장품에 관심이 많다 라고 하시는 논리는, 배가 고파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취업하고 싶다는 내용과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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