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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창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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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동인 May 01. 2021

2021년 05월 01일 토요일 오후 06시 32분

2년 만의 근황, 한국스마트홈, 그로스허브, 액셀러레이터

2018년도에 창업일기라는 제목의 매거진을 만들고서는 2019년 3월을 끝으로 더이상 글을 적지 못했다. 어느 순간 글을 쓰는 시간을 일상 한 켠에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던 것 같다. 그렇다고 이 공간의 존재를 잊지는 않았다. 가끔 스쳐지나갈 때가 있기도 했고 누군가에 의해 내 글을 다시 볼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언제 한 번 다시 써야하는데...'했던 것 같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무척이나 막막했던 시간들을 보냈던 것 같다. 상반기에는 오프라인 교육 생태계가 완전히 마비되어 관련 매출은 0을 계속 기록하였다. 2020년에 플레이 스타트업을 조금 더 고도화하기 위해서 모아둔 자금이 있었다. 나는 파트타이머분들에게는 우선 생계에 지장이 없도록 매월 급여를 선불로 지급하기로 하고 코로나가 잠잠해질 때까지 잠시 쉬는 것을 권했고 다른 풀타임 멤버들의 고용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신사업에 대한 투자기회와 팀의 생존을 맞바꾸게 되었다. 내색하진 않았지만 당시에 스타트업들을 만나며 교육과 멘토링을 통해 도움을 주기엔 우리 스스로 서있는 것조차 위태했었던 것이 그때의 상태였던 것 같다.


그 상태가 얼마나 갈지 몰라 2020년 5월에 사이드 프로젝트로서 스마트스토어를 손대게 되었다. 최대한 스터디를 빨리 진행한 후에 주변 스타트업 중에 매력있는 상품들을 살펴봤고 다행히 고퀄에서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홈 관련 제품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와 곧바로 함께 일을 하기로 하였고 이 프로젝트는 급속도로 추진될 수 있었다. 자체적으로 한국스마트홈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파트타이머여서 쉬고 계셨던 지수님을 이 업무를 통해 복귀시켜 일을 가르쳐 드렸다.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해야했기에 매출을 신속히 성장시켰다. 운이 좋게도 꾸준히 성장하여 10월에 월 매출 1억원을 돌파하게 됐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지금은 커머스팀으로 독립하여 별도 운영되고 있고 미텔슈탄트의 재정에 유의미하게 도움이 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지나고 보면 그때 고퀄을 선택한 것이 천만다행이었던 것 같다. 수탁판매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위탁자가 어떤 회사인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지난 1년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고퀄은 스마트홈 IoT 스타트업으로서 관련 시장을 한 번 제대로 바꿔보려고 하고 있었고 당장의 이익보다 시장을 넓혀가는 것에 진심인 회사였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CS 관련해서 어떠한 문제가 생겨도 고퀄에서는 고객지향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주었고 수탁사들이 처한 어려움, 불편사항들도 상생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풀어주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커머스팀이 지금까지도 단 1명의 인력으로도 운영해올 수 있었던 것은 지수님의 역량과 고퀄의 시스템의 조합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스마트홈이 급히 재무적 인공호흡을 하는 와중에 어느덧 교육의 중심은 온라인으로 흘러가고 있었고 우리는 기존 교육들을 비대면으로 진행 가능하도록 준비하여 대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고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도 많았다. 인력과 장비에 대해서도 많은 투자가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피해를 어느 정도 회복함과 동시에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노력으로 미텔슈탄트는 2019년보다 2020년의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서는 조직의 구조를 사업 부서와 기능 부서로 나누어 다듬어 가기 시작했고 멤버별로 각자의 역할에 조금 더 집중하며 다음 단계를 도모하고 있다. 사람수에 비해 부서수가 많아진 것은 개인적으로 탐탁치 않지만 멤버별로 R&R을 명확히 하고 전문성과 체계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점에선 만족하고 있다. 창업교육팀은 스타트업교육팀으로 새롭게 태어나 교육에 있어서 전문성을 더 갖추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많이 하고있다. 팀장과 매니저들 모두 잘해주고 있다. 특히 작년에 대구청년센터 YES 매칭을 통해 합류한 준현님의 활약은 아주 인상깊다.


나는 처음 창업할 때부터 마음에 품고 있었던 CSR을 더 늦기 전에 실행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청년 창업 멘토링 프로그램인 그로스허브를 만들어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학생창업팀을 모집하였고 총 8개 팀을 선발하여 무료로 멘토링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과 교류를 돕고 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있을 때 나누기 시작해야 훗날 더 큰 것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얼른 실행에 옮겼다. 막상 해보니 8팀을 관리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고 또 그만큼 엄청 보람 있는 일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모티브는 사실 내가 속한 89스타트업모임에서 얻은 것인데 아직 모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1기가 끝날 때 알려줄 생각이다. 그들의 시간이 허락한다면 나중에 멘토로도 참여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가장 시급해진 것은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등록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참 고민이 많았던 지점이라 최후 결정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2018년부터 이미 창업생태계에서 스타트업의 교육에 대한 기회가 액셀러레이터로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했었다. 그때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더 고도화된 교육 기획과 제안으로 충분히 우리만의 색깔을 나타내 기회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그 중심이 기울어져 우리같이 직접적인 투자 없이 교육과 육성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에겐 기회가 정말 많이 줄어들고 있다. 예전보다 우리 제안의 효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너무나도 시기상조이고 아직은 정말 더 많은 스타트업들을 만나며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할 때라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장의 변화가 우리의 다음 단계를 앞당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여 오는 3분기 내에는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마쳐 투자 업무를 추가하고 교육의 전문성 확보와 후속지원까지의 초기 스타트업 육성체계를 완성해볼 계획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도록 심도있게 준비해야겠다. 다행히 이 과정에서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시는 레버리지 김용현 대표님께서 적극 지원해주시기로 하여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리고 투자연계 부분에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도록 우리가 직접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AC, VC 등과의 협업에 더욱 신경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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