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리고 계신가요?

편안한 자장가 듣고 단잠 자요!

by Joe Han

더위가 조금 꺾이는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이번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덥네요. 이럴 땐 잘 자는 것도 일입니다. 자다가 깨서 땀에 젖은 티셔츠를 갈아입고 다시 눕는 일이 몇주째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침실에 에어컨 바람이 들어오지 않아서, 한참 전부터 거실에 요가매트를 겹쳐 깔고 그 위에서 자고 있는데, 수면의 질은 조금 나아졌지만 잠을 설치는 건 매한가지입니다.


요즘 나는 잠이 쉬 오지 않을 때 라흐마니노프나 라벨을 듣곤 합니다. 교향곡이나 협주곡의 좋아하는 악장을 골라서 잠깐 들으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집니다. 창 밖의 공기는 여전히 후텁지근하지만 거실의 공기는 조금 더 누그러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밤에는 라흐마니노프와 라벨이 내 자장가입니다. 여러분은 잠 못 드는 밤 어떤 음악으로 달래시나요?

‘자장가’는 사랑하는 사람이 조금 더 편안하게 잠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곡입니다.

그녀는 바쁜 업무로 항상 무심하게 늦어버린 밤에 귀가하곤 합니다. 손가락 하나 까닥이기 힘든 몸을 이끌고 집에 겨우 도착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한 마음에 쉽게 잠 못 드는 그녀가 늘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조금이라도 졸이는 마음 놓고 편하게 수 있도록 ‘자장가’를 만든 것입니다.


‘자장가’는 제목 그대로 누군가를 재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멜로디와 코드 모두 화려하거나 복잡하지 않게 구성했습니다. ‘자장가’에 쓰인 코드는 단 4개로, EM7-D#m7-C#m7-BM7이 반복되다시피 하며 곡을 이끌어갑니다.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을 담고 싶었기 때문에, 트라이어드 코드보다 이러한 텐션코드가 오히려 더 둥글게 어울린다는 생각입니다.


‘자장가’는 음반에 담긴다섯 곡들 가운데 가장 간소한 구성이지만, 실제로 완성하는 데에는 가장 오랜 시간을 들인 것 같습니다. 멜로디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습니다. 썼다가 고치고,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을 꽤나 반복했습니다. 단순한 코드 위에 소박한 멜로디를 얹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자칫 초라한 느낌이 들지 않게 하려고 혼자서 수백번은 불러봤던 것 같습니다.


멜로디가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가사를 먼저 적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장가’ 도입부의 의태어들은 멜로디를 풀어가는 실마리 역할을 했습니다.


꾸벅 꾸벅 긴 하루 보내고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그대

꿈뻑 꿈뻑 예쁜 두 눈 꼭 감고 내 품에 안겨 그대 단잠 자요


나는 그녀가 피곤해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 것을 노래의 시작 부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머릿속에 장면을 그리며, ‘꾸벅 꾸벅’ 그녀가 졸고 있는 모습과 ‘꿈뻑 꿈뻑’ 그녀가 잠이 그득한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노래는 이 두 의태어가 모티브가 되어 서서히 형태를 갖추어 간 것입니다.


보통 멜로디를 먼저 쓰고 가사를 붙이곤 합니다만, 자장가는 후렴도 가사를 먼저 쓰고, 멜로디를 뒤에 붙였습니다. 도무지 떠오르지 않던 멜로디는 후렴 첫 소절 가사인 ‘가만히 가만히’를 떠올리자마자 바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녀가 곤히 자는 모습을 생각하니, ‘가만히 가만히’만큼 적당한 표현이 없었습니다.


는 아직도 그녀가 잠을 쉬 자지 못하는 밤이면 이 노래를 불러 줍니다. 가끔 존 레논이나, 유재하, 들국화의 노래도 불러주지만, ‘자장가’ 역시 자주 들려주는 레파토리입니다. 신기한 것은,가 이렇게 노래를 불러주면 잠 못 이루던 그녀가 스르륵 잠이 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오늘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장가’를 한 번 불러면 어떨까요?


꾸벅 꾸벅 긴 하루 보내고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그대

꿈뻑 꿈뻑 예쁜 두눈 꼭 감고

내 품에 안겨 그대 단잠 자요


몬스터가 꿈에 나타나도 그대

겁내지마요 내가 지킬테니

그러니 달콤한 꿈을 꾸어요

아침 햇살이 그댈 깨울 때까지


가만히 가만히 가만히 가만히

아득히 아득히 아득히 아득히

포근한 시간 속으로


스르륵 스르륵 스르륵 스르륵

그대가 잠든새 또 내가 잠든새

달빛은 밝고 별은 반짝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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