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쓰는 3인 3색 북한이탈청년 작가 토크
오늘 이소원 작가와 오은정 작가를 패널로 초대하여 이달 말 쯤 한반도평화연구원 유튜브로 공개될 예정인 북토크를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평가절하되지 않는 삶들을 위하여>이며 경계를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써 나가는 북에서 온 세 명의 작가가 함께 한 토크였습니다. 진행은 제가 했습니다.
사실 북향민 청년토크를 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어떤 주제로 할까 고민을 하다가 북에서 온 사람들의 삶이 평가절하되지 않는, 즉 기꺼이 존중 받아 마땅한 삶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욕심을 냈습니다. 그래서 북에서 온 청년 작가 토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의미가 있을까, 어떤 주제가 좋을까 고민 끝에 제가 요즘 집중했던 주체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내밀한 고통을 기꺼이 대중들 앞에 드러내고 치유를 넘어 용기와 도전을 말하는 두 명의 작가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소원 작가는 <외롭지만 불행하진 않아>와 <불편한 관심>을 출간했고, 오은정 작가는 <이상한 나라에서 왔습니다>를 출간했습니다. 두 작가의 세 책을 읽으며 공감하다가 웃기도 하고 고통스러움을 느끼다가 희망을 발견하며 감정이 복잡해졌습니다.
두 작가는 공통점이 있어요. 가정폭력의 경험, 여동생에 대한 미안한 마음들. 특히 이소원 작가의 두 번째 책 <불편한 관심>은 자신에게 가해진 성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내용이어서 남성인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다 알 수 없는 그런 고통에 대한 이야기여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물론 고통의 나열만 있지는 않아요. 희미해지기 전에 기록한 기억과 추억들, 오늘의 그를 있게 한 그 때의 삶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별처럼 빛나는 치열한 삶이었습니다.
오은정 작가 또한 스스로 절제된 표현으로 쓰려고 노력했다고 했지만, 그런 글들 마저도 읽는 사람을 아프게 했으니 날것의 표현으로 그 때의 삶을 풀어냈으면 또 얼마나 아프고 지난 삶들이었을지 그저 짐작만 해봅니다.
저 또한 10대의 삶이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여성이었기에 더 가혹했던 그녀들의 이야기에 제가 차마 "우린 그때 그런 삶을 살았지"라며 얹혀가기엔 북한 여성들의 삶은 더 섬세하고 아프게 바라보는 마음이 있어야만 할 것입니다. 엄마의 삶, 누이의 삶, 여성들의 삶을 남성이 아무리 공감한다고 해도 그것은 '척'하는 것 이상이 되기 어렵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오늘 토크에서는 책 속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대에 그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과 추억과 용기와 희망은 독자들이 오롯이 작가들의 글로 만나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늘 북토크의 형식을 빌린 3인 3색 토크에서는 두 작가의 용기가 자신들의 삶을,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빛내고 있는지 묻고 싶었어요.
"과거가 현재를 돕는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던 한강 작가의 고민처럼, 북에서 온 사람들의 과거의 삶이 오늘을 돕고 미래를 확장하는 경험적 자산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가절하되지 않는 삶 말이에요. 북에서 살았던 삶이 오늘 한국에서의 삶을 더 비옥하게 만들고, 훗날 북쪽의 삶과 남쪽의 삶을 연결하고 번역하는 그런 고유한 자산이 되도록 말이에요.
제가 조금 더 준비를 했더라면 두 작가의 이야기를 영상에 잘 담을 수 있었을텐데,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두 작가의 책을 꼭 글로 만나시길 바라며 홍보로 마칩니다!
더불어, 이 토크가 만들어 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신 한반도평화연구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