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녕하세요, 머피에요. 비를 좋아합니다

<아일랜드 여행 동화> 위클로우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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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끝나기 10분 전. 교실 안은 빗소리와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뒤섞이며 어수선했다. 선생님은 아이들 앞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머피의 책상 위는 이미 깨끗했다. 가방을 맬 채비까지 갖췄다. 선생님은 머피를 큰소리로 불렀다.


“머피가 다음 부분을 읽어볼까?”


머피는 비가 내리는 창밖을 보느라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머피, 내 말 안 들려?”


순간, 비가 세차게 쏟아졌다. 아이들은 창문 쪽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열린 창문 사이로 비바람이 쓸려 들어왔다. 선생님의 통제는 더 이상 불가능해 보였다. 종이 울리고, 아이들은 수업이 끝난 기분을 비바람과 만끽했다. 선생님은 체념한 듯 교실 밖으로 나갔다.


초등학교 정문 앞은 부모들로 북적였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건물 밖으로 물밀 듯이 쏟아져 나왔다. 우의를 입은 아이들은 바로 집으로 떠났다. 머피는 우의가 없었지만, 초조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비를 맞으며 교문 앞에 운집한 부모들 사이를 빠져나왔다.


“머피,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이는구나!”


머피에게 인사하는 그는 아이들이 등하굣길에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롤리팝 맨 Lollipop man’이다. 그는 형광 옷을 입고 ‘STOP’이라는 표지판을 들고 있었다. 백발이 성성하지만, 머피와는 둘도 없는 친구다.


“당연하죠. 비 오는 날에는 할아버지 도움 없이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저번처럼 감기 들라. 얼른 집에 들어가 옷 갈아입어. 머피.”

“알겠어요, 할아버지.”


머피는 롤리팝 맨에게 손을 흔들었다. 비가 더 세차게 내리자, 가방을 앞으로 돌려 메고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