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1. 8. 20. ~ 2022. 2. 6.
장소: 더 서울라이티움 제1전시장
뱅크시 작품이 서울에 상륙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예매를 했다. 꽤 시간이 흘렀다. 잊고 있다가 전시가 연기되었다는 뉴스를 접했고, ‘가짜 전시’라는 뱅크시 입장전언과 ‘오마주 전시’라고 홍보 문구가 바뀐 걸 확인했다. 뭔가 심상치 않다는 기류를 느끼고서야, 전시하는 장소 및 에이전시 등을 검색해봤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전시 공간을 홍보하려는 무리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밀려왔다.
아무튼, 전시는 시작됐다. 누더기가 된 전시일거란 생각에 이미 기대감은 떨어졌지만, 뱅크시 팬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뱅크시는 위험 지역인 팔레스타인을 미래에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마음먹게 해줬다. 그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펍을 배회할 것이다. 전시는 화가 날 정도까진 아니지만, 뭔가 조악했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허락을 받기가 쉽지 않고, 실내 전시에서 길거리 그래피티를 표현하는 건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의 ‘진짜’ 작품은 너무나 적었고(작품 낙관에 'P.O.W' 넘버가 적혀있거나, 작품 설명에 보라색 스티커 붙은 작품 몇 개 정도),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업체가 뱅크시를 담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였다. 동물원 속 동물처럼 불편하게 재단된 작품을 보는 심정이었다. 그래도 팬덤은 더 두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