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아카데미 3기(1인 출판 비즈니스 클래스) 수업 2일 차
독립출판 제작자의 초청 강연이 있는 날이다. ‘살리다 살리다 출판’. 난 이미 이분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아일랜드 여행책을 쓰면서 여행 독립출판의 경향을 알아보던 중에 이들이 발간한 스페인 책을 접했었다. 스페인은 내가 아직 남겨 놓은 도시락 반찬 같은 곳이다. 아껴서 남겨둔 프랑크 소시지. 이베리아 반도는 어설프게 며칠 다녀오기 싫어서 미래에 비축한 여행 대륙이다. 굳이 내 느낌대로 나누자면, 스페인은 여성의 여행지이고, 포르투갈은 남성적인 여행지로 구분한다. 즉슨, 난 스페인보다는 포르투갈의 로망이 짙다. 스페인은 산티아고의 1달을 경험하고 싶다. 아무튼 언제고 가야 할 나라이기에 이 강연이 여러모로 기대됐다.
이들은 부부다.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 아직 반쪽이 없는 내게 오래도록 꿈꾼 짝의 전형이다. 나를 잘 하는 주위 사람들은 넌 여자 친구를 만나려면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를 가라고 보챈다. 뭐 나도 그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짝을 찾으러 계획하고 가는 건 인연을 조작적 정의로 풀어내는 것 같아 싫다. 다시 살리다 부부로 넘어가서. 스페인을 좋아해 얼마 전에도 두 분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 힘들고 고된 여행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이도 부러운 지점이다. 게다가 함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까지. 물론 보이지 않는 고충과 번뇌가 있을 줄 안다. 그것마저 겪어보고 싶은 마음뿐이다.
준비해오신 프레젠테이션을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절차를 지키면서 발표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질의응답도 하면서 파도 흐르듯 시간이 흘렀다. 독립출판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과거의 연혁, 여행 이야기 등 내게 필요한 경험과 정보들이 줄줄이 새어 나왔다. 내 관심 분야나 궁금한 파트가 나오면 질문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했다. 인쇄의 노하우나 출판사 운영하는데 필요한 세무 정보, 실질적인 마진율 체크 등 실무적인 내용 위주로 물었다. 살리다 출판사는 현재 1년 정도 운영한 출판사다. 나에게는 1년 선배님들이셔서 존경의 눈빛으로 강의에 임했다. 나의 1년 후는 어떨까.
출판만으로 수익구조를 완성할 수가 없다. 이 분들도 마찬가지다.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다. 굿즈 제작도 하고, 현재는 마포구청이 운영하는 경의선 숲길 서점을 위탁받아 금요일마다 ‘살금 책방(살리다 금요 책방)’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신다. 현재 난 글만 쓰고 있는 상황인데, 추후에 할 수도, 해야만 해야 할지도 몰라 열심히 메모했다. 난 은둔한 작가로 살아하는 게 목표인데, 이 마인드도 깨질지 모르겠다. 지금은 무조건 주어진 환경 안에서 열심히 하는 게 최선이다. 최선이 최고가 돼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