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하늘색이 정해지지 않아 그러할 적에
빛이 있어 꽃은 피었나니
얼후에는 새들이 살 것이다
그들은 희거나 보라색이어야 한다
인연의 팽팽함이 현을 지날 때
새들은 장엄히 날아
전생에 다정했던 애인에게로 가야 할 것이다
색깔도 없는 하늘을 치장하는, 희거나 보라색 음들은
새들이 먼저 날아가 울먹이는 소리이어야 한다
나는 얼후의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그 안에는 고요를 견딘
벙어리 새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하늘색도 정해지지 않아 그러하던 때에
빛은 있어 그대가 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