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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음 Feb 13. 2019

시. 애. 랑



  태초에

  하늘색이 정해지지 않아 그러할 적에

  빛이 있어 꽃은 피었나니  

 

얼후에는 새들이 살 것이다

그들은 희거나 보라색이어야 한다

인연의 팽팽함이 현을 지날 때

새들은 장엄히 날아

전생에 다정했던 애인에게로 가야 할 것이다


색깔도 없는 하늘을 치장하는, 희거나 보라색 음들은

새들이 먼저 날아가 울먹이는 소리이어야 한다

나는 얼후의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그 안에는 고요를 견딘

벙어리 새들이 살고 있을 것이다    


   하늘색도 정해지지 않아 그러하던 때에

   빛은 있어 그대가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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