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어떻게 벌써 반년이 지났는지. 그리고 이 시간이 지나면 8월이라는 것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마음이 흔들려서 뭐라도 잡아야 할 것이 필요했다. 커다란 일과 작은 일이 몰릴 때는 일을 잡았고 커다란 일이 일단락되었을 때는 미뤄둔 이발을 하고 주말에 먹을 것을 노트에 적어서 장을 봤다. 소소한 개인정비는 정말 소소해서 한 시간이나 삼십 분이면 다 되었고 아예 한 시간 삼십 분 거리에 멀리 있는 분화구산을 가볼까 하다가 그건 너무 급작스러운 것 같아 가지 않기로 했다.
요즘은 무엇인가 세상에 남기기가 무척 용이해진 시대이고 그게 단순한 텍스트나 정지영상이 아니라 무려 동영상, 무언가를 전달하기에 가장 적나라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호흡, 움직임, 표정과 결연함 같은 것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영상으로 가장 자신 있는 몸짓을 표현하는 것이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기에 더할 것 없이 좋았다. 물론 저질 체력이 되어 숨도 가쁘고 자세도 불안정하지만, 이 몸짓을 하고 있을 때 그에 임하는 마음만큼은 올곧고 잡념이 없어 사방에서 날 흔들어댔던 것들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