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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라는 추억의 호수

2012. 1. 7.

by 조각 모음

그냥 가만히 같이 있어주는 것, 한 번씩 터져 나오는 그만의 세상에 귀 기울여 주는 것, 때론 혼자 놔둘 수 있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것밖에 없다.


나 역시 그날 그랬으니.


어떠한 대답을 원하는 것도 아니었고, 정답이 있을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훅 불어 날려 보내는 그런 단순함은 또 싫었기에, 그 쏟아지는 빗물에 몸을 적시고 싶었고, 터져 나오는 추억의 호수에 몸을 담가 무작정 발버둥 치고 싶었다. 벗어나려 할 때쯤이 되면 괜스레 저 호수 바닥에 무엇이 있던가? 하는 물음표를 품고 또다시 숨 막히는 잠수를 청했다.


그렇게 온몸을 적시고 나니, 항상 날 향해있는 햇살의 따스함을 발견하였고, 그제서야 '지금'이라는 햇살 아래서 위안을 받았다.


그 햇살의 따스함은 내가 여태껏 느껴본 포근함 중 가장 따뜻했을 터.


이런 느낌을 느끼게 해 준 추억의 호수에 감사하리라.




동기의 이별에, 나도 이별을 추억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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