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해놓고 오면 좋을 텐데.",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하기 시작할 거야."
"기대에 부풀어 안절부절못할 테고, 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네게 보여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온다면, 난 몇 시에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지 알 수가 없을 거란 말이야"
my opinion:
a: 말을 하면 날 기다릴 수 있다. 기다림에 지칠 수 있다.
b: 기다림의 끝을 알 수 있다.
a: 끝을 기다리면 시간이 늦게 가고 그 사람은 그 시간을 허비함으로써 현재의 시간을 버릴 수도 있다.
b: 그건 그 사람이 얼마나 기다림에 익숙한가, 얼마나 성숙된 기다림을 할 수 있냐의 문제이다. 기다림만을 생각하며 현재의 시간을 보내버린다면 그것은 기다림의 준비가 되지 않은, 올바른 기다림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닐까? 기다린다면 시간이 늦게 가겠지만, 현실과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또한 기다림의 그 순간 역시 기다리는 동안에만 경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에 시간 낭비라고 할 수 없다.
책 "어린 왕자"를 아주 좋아한다. 첫 문단은 어린 왕자에서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를 기억나는 대로 적어둔 것이다(훈련병인 조각에겐 당시 "어린 왕자"가 없었다). 문득 이걸 두고 혼자 대화를 진행했다.
기다림을 말해주는 게 좋은 것인지 말하지 않는 게 좋은지.
아마도 전역이라는 날짜가 정해져 있었기에, 기다림의 끝을 알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대답을 마련해 간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