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J의 생일날
10 AM -11 AM 쯤
"조각, 오늘 저녁에 뭐 해?"
"나 뭐 없는데? 넌 생일이라 바쁘지 않아?"
"다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가? 나 오늘 아무 약속도 없는데, 아무도 나한테 오늘 시간 되는지 묻질 않네..."
"다들 너가 바쁠 거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그렇다. J는 상당히 인싸다. 워커홀릭이면서, 인싸이면서, 그런데도 집콕을 즐기는, 이 어려운 것을 조화롭게 해내는 사람이다. 그러니 당연히 생일 당일에 약속이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그런데 아무 일정이 없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번개로라도 사람을 불러보기로 했다. 평일 밤이지만 왠지 모르게 몇몇은 모일 것 같았다.
"친구 J가 오늘 시간이 된다고 합니다. 저녁에 시간 되시는 분은 저녁 9시 '낭만바'에서 만나요"
이 카톡을 몇몇에게 뿌렸다.
워커홀릭처럼 지내는 D,
바쁘지만 J의 일정에 의리를 발휘하는 Y,
지방에 있지만 이 소식을 알리지 않으면 아쉬워할 것 같은 A,
매일 밤 12시까지 일을 하지만 뭔가 기대가 되는 S.
될까 말까 아리송하지만 조용한 모습 뒤에 상당한 적극성을 가지고 있는 H와
요즘 격무로 시달려 못 올걸 알지만 그래도 알리고 싶은 I까지.
"9시까지 가겠습니다~" 역시 Y가 말했다. 조각이는 최소 셋은 모여서 파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1 PM
"당일 취소가 안 되는 스케줄이 있어서 너무 아쉽다 하루만 더 먼저 말해주지" H가 말을 했다.
어찌 보면 이게 가장 '정상적인' 대답일지도 모른다. 평일 저녁 당일 약속이니깐.
"K야, 내가 J 소개해주기로 했잖아, 오늘 J 생일 파티 하는데, 오늘 와서 인사할래?"
"정말요!? 너무 좋아요~, 대신 야근이 있을 수 있으니 야근을 마치고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늦어도 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이게 무슨 대환지 참 신기하다. 처음 만나는 자리를 생일파티에서 그것도 늦참으로, 도대체 이 모임은 무엇이란 말인가. K를 설득한 건 조각이지만, 조각 스스로도 헛웃음이 나왔다.
5 PM
"너 저녁은 먹고 와? 이따 만나" D가 톡을 남겼다.
잘못 읽은 줄 알았다. 톡 확인이 늦은 만큼 바쁜 D다. 못 올 거라고 생각했던 1번인데 올 수 있다고 했다.
뭔가 신선한 기분에 파티가 시작되는 기분이었다.
갑자기 S의 카톡이 울렸다.
'엇 설마? 되는 건가?'
"음,,, 일이 많아서 될지 모르겠네 아쉽다."
짧은 카톡이지만 진심과 바쁨이 담겨 있었다.
6 PM
그런데 Y가 "아,,, 회사 일이 터져서 못 가게 될 것 같아요. 너무 아쉽네요"라고 하는 게 아닌가.
음 D의 업무량을 생각하면 갑자기 못 온다고 할 확률이 누구보다 큰 건 D다. 등장할 때까지 등장한 걸로 확신할 수 없다. 그런데 Y가 못 온다고 하다니.
이러다가 D도 Y도 못 오면 어떻게 하지 조각은 내심 걱정을 하게 되었다.
8 PM
J가 조각이 있는 곳 근처에서 '낭만바'로 간다고 해서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D가 온대! 정말 올 수 있겠지?"
"그러니깐 신기하게도 정말로 올 수 있다는데? 그리고 P도 오기로 했어"
"아 정말? 다행이네!"
J와 찐친인 P도 올 수 있다고 하니, 조각은 자신의 역할을 다 마쳤다는 안도감에 편하게 운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적당히 사람도 찼겠다. 뭐든 즐거울 수 있는 사람들이니깐 걱정이 없다.
대략 9 PM
잠시 J와 조각이 '낭만바'에서 수다를 떨며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저녁을 못 먹은 둘이었기에 간식으로 시킨 치킨을 먹으면서 이따가 사람들이 오면 밥을 시키자는 이야길 하고 있었다. 초인종이 울렸다.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쓴 사람이 배달 음식을 들지 않고 서 있었다. D가 정말 왔다.
"오!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말이다 잘 살아있나?"
조각이와 D가 이야길 나누고, J가 세팅해 주는 수저를 들고 세 명이서 애피타이저 치킨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누구누구 오는데?"
"M도 오기로 했어. M이랑 D랑 동갑이야."
J가 말했다.
갑자기 조각이 휴대폰에 S가 보낸 카톡이 울렸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잠시라도 가볼게"
어라? 대박이네.
9:30 PM
P가 등장했다. "조각이랑 D도 안녕"
K가 조각이에게 연락을 했다.
"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뭐 챙겨 가면 되죠?"
"그냥 빈손으로 와~~"
P가 "누가 더 와?"라고 놀랬다.
J와 D도 이 상황을 흥미롭게 신기해했다. 물론 조각이도.
10 PM
M이 맥주를 들고 등장했다.
10:30 PM
담배를 피우러 갔던 D와 K가 함께 들어왔다. 둘은 처음 보는 사이라서 현관문 앞에서 "어라"하며 첫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K는 사회생활 만렙답게 케이크를 손에 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S가 등장했다.
J, 조각이, D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 S는, M, K, P가 더 있는 걸 보고 "어라 이렇게 사람이 많은 줄 몰랐는데?"라고 하며 들어왔다.
"우리 모두 이렇게 사람이 모일 줄은 몰랐어(다)" J, 조각, D, K, P의 목소리가 뒤썪여 울려 퍼졌다. S는 조용히 웃으며 앉아있었다.
지금 정도 되면 모두 서로 아는 사이인지 궁금할 것 같은데, 서로 제대로 아는 사이는 몇 안 되는 상황이었다. 이건 후술 하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1 PM
N과 C가 이어서 등장했다. J의 찐친들이다.
이걸로 더 올 사람은 없다.
이 시간이 되어 모두 모인 사람을 정리하면
주인공 J와 D, P, M, K, S, N, C 그리고 조각 이렇게 9명이다.
평일 밤 번개 모임에 9명이 등장하다니... J는 참으로 잘 살고 있는 사람이다.
K는 이 자리에 조각이만 안다.
조각은 D, P, K와 친하고, M, S, C와는 한 번 두 번 정도 얼굴을 본 사이다.
D는 P랑 친하고, C와는 구면이고, M, K, S, N은 처음 본다
P는 S, K를 처음 본다
M, N, C는 친하다.
S는 조각이와 C와 한번 본 사이다.
이 정도만 설명하자.
등장 시간도 서로 다른 이 모임,
서로 모두 잘 모르는 이 모임은 이렇게 모여졌다.
무슨 이런 엉망징창이지만, 재밌는 비빔밥 같은 모임이 있는지
다들 자기소개부터 하고 생일케이크를 불어야 할 판이었다.
그렇게 서로 옆사람과 이야길 나누고 서로의 옆사람을 소개하는 "짝꿍 소개"시간을 가졌다.
이런 모임에 등장할 사람들인 만큼 오디오가 비질 않았다. "와글와글"
자기소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J의 생일 축하 노랠 불렀다. 그렇게 생익 축하가 시작되었다.
소설보다 더욱 소설 같은 모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