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2편 _자욱한 시간 속 선명했던 물건 하나
미술 학원에 가고 싶어요.
할머니. 나는 가방이 없어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가방이 없어서 그림을 그리지 못하던 아이는 덕분에 글자로 이야기를 그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답니다. 당신은 어떤 노인이 되었나요?
⚶개똥도 약에 쓰이는, 우리 집구석 철학⚶
섬이 학교가 되고, 우리끼리 스승이 될 수 있는. 산책이 순례가 되고, 개똥으로도 깨칠 수 있는. 가방이 없어도 그리고, 그릴 수 없다면 쓸 수 있는.
참음을 모아 화병火病이 아닌 화병花甁을 빚어서 우리는 날마다 꽃을 꽂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