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1편 _할아버지의 창고
책을 만들 거예요.
한겨울 허락해 주신 '소중한 글집'…
부지런히 쓸고 닦으며 좋은 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방…… 창고 아니라(야). 부모님 살아계셨을 때 아버지 책방이었어. 그냥 책방이 아니고 소중한 책들이랑 제일 아끼는 물건들 넣어두고, 열쇠로 꽁꽁 잠그시고는 남에게 절대로 보여주지 않던 아버지만의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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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도 약에 쓰이는, 우리 집구석 철학⚶
우리집 인간은 빈방에서 말을 한다. 답하는 사람은 없다. 오직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에서 나오면 인간의 얼굴은 밝다. 꼭 그 속에서 누군가와 즐겁게 머물렀던 것처럼.
가을바람을 가르며 한 시간째 마을을 돈다. 돌다가 돌다가 우리는 달을 만난다. 달에서 사라진 해를 느낀다. 떨어져 있어도 하나로 보인다면 그것이 우주. 가을 밤바람이 구석구석 살갗을 지난다. 인간의 꿈도 빈틈없이 삶에 닿는다. 그렇게 산 것과 죽은 것은 '우리'를 이루어서 '영원'이 된다.